여름날 장마, 축축하다.
걸을 때 물기가 옷에 옷자락을 적신다.
비를 피하기 위해 우산을 접었다 폈다
여간 성가시게 아니다.
걷는 길은 미끄러워 조심스럽다.
출근길, 웅덩이에 시원하게 물세례 일으키는
자동차 바퀴, 괜히 핸들 조절 잘못한 손이 미안해진다.
열심히 말려 웨이브 넣은 머리칼은 흐느적댄다.
그래도 갈 곳이 있어 가는 길이 감사하다.
돌아 올 곳이 있어 오는 길이 또 감사하다.
흐린 날, 반짝이는 것들에 마음을 뺏기지 않아
나에게 집중해 본다.
습기가 돌고 돌아 나에게 머무니,
흠뻑 나를 나에게 적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