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저녁

by 심횬

고운 흰 옷으로 따뜻하게 감싸준다.

형형 색색 향기로운 물건을 쥐어준다.

손끝이 정성스러워 그저 감동한다.

물건을 손에 꼭 쥐어준다.

흩어질세라, 놓칠세라 야무진 손으로 꼭 쥐어준다.

반짝반짝하게 빛내준다.


너무 잘해줄 땐, 이유가 다 있더라.

그때는 알지 못했지.

눈 끝이 시큰할 정도로 먹먹했다.

손 끝은 달콤하게 진심이라 했다.

계속해서 유혹했다.

진심이라 믿었다.

마음이 열두 토막이 날 때까지도 그렇게 믿었다.


-나드리 김밥집에서 김밥을 기다리며-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