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을 이렇듯 학문으로 접근하여 바라본 적이 있었던가? 학부 시절 분명 학문의 영역으로서 디자인을 경험했을 텐데 정말 기억의 작은 한조각도 없다.
역시 공부는 때가 있나 보다.
이 타이밍에 나는 나를 돌아보며 절망을 한다.
그동안 디자인을 학문적인 개념으로 돌아보지 못했다.
이론이라는 명목으로 가벼운 개념들을 알려주고
학생들과 부대끼며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힘을 쏟았다. 정작 어떤 방식으로 디자인을
접근해야 하는지, 무엇을 위한 디자인이어야 하는지
이 큰 세상에서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다.
수업자로서 부끄러운 순간이다.
소중한 배움을 기록한다.
그리고 좀 더 쉬운 용어로 배움을 가르칠 계획을 하려 한다.
잠깐 디자인의 개념을 살펴보자
모든 학문은 문제를 해결한다.
디자인의 다른 학문과의 차별점은 아이데이션 중심의 국소화된 답을 찾는 게 아니라 콘셉트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결된 경우의 솔루션으로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즉, 공감, 소통이 가능하다.
나의 정체성과 제품이 어떻게 연결되느냐가 중요하다. 그 제품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표상하고 있는 관념들이 평소 내가 추구하는 삶이나 나의 이미지와 얼마나 매칭 되느냐, 그것을 통해서 우리는 소비를 하게 된다. 물론 가치는 있으나 내구성, 실용성 등이 없다면 매칭이 안된다.
좋은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그 해결을 통해 정체성의 의미를 소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나의 결과물이 적정의 메시지를 담지 못하고 콘셉트를 소통으로 이루어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디자인이 아니다. <출처. 이경용교수님>
그렇다면 문화와 문명, 디자인에는 어떤 관계가 성립될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을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디자인은 문화를 바라보고 행해져야 한다.
니즈와 타깃을 잘 겨냥한 디자인을 통해서 문명이 만들어진다.
문화와 문명이 가지는 특성은 공유성과 공통성이다. 반드시 집단안에서 존재하며 공유와 공통을 가진 집단이어야 한다. 문화가 추구하는 것을 디자인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
인간과 동물 모두 집단생활을 한다. 그리고 동물은 서열체계가 존재하고 삶에는 도구가 존재한다.
그것을 왜 문명이나 문화라 하지 않고 생활패턴, 집단 습성이라고 할까?
인간은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인간 집단은 사유하는 능력이 존재함으로써 가치를 추구한다.
문화와 문명의 개념이 탄생하는 시기부터
우리는 위기 상황일 때 보호해야 할 존재에 대하여 가치를 따졌다.
가치라는 개념을 따지는 것이 집단 사회에서 형성되는 공유성, 공통성이다.
문명과 문화의 큰 차이점은 문명의 베이스에는 공유성보다 공통성이 비중이 더 크다. 절대다수의 선택이 더 중요한다. 절대다수의 공통성이 더 중요한 것이다. 보다 보편적이고 보다 실용적인 것을 더 중요시한다.
반면 문화에서는 그 반대되는 개념이 더 중요시된다. 문화는 다양성, 특정성, 비실용적 개념도 인정하는 성향이 있다. 문화라는 용어가 더 늦게 탄생했으며 실증론적 개념을 가진 의식에서 탄생이 된 것이다.
실존적이여야하고 합리적이어야 하고 보편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문명이다. 문화는 비실용적이어도 괜찮고 특화되어도 괜찮다.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문화가 존재한다. 이것은 다양성이다.
그중 가장 강력한 문화가 주도적으로 물질적, 환경적 개념을 정립시킨 것을 문명이라고 한다. 문명은 실존한다. 남겨진다. 존재하게 된다. 문명의 잔래를 통해 문화를 유추해낸다. 기록을 통한 문화적 콘텐츠를 통해 문명을 유추하기도 한다.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문명을 형성하는 것보다 쉽다. 문화는 정신적인 가치를 추구한다. 문화적 개념의 가치로 철학, 교육, 시스템을 형성한다. 문명은 과학기술이나 물질적인 가치를 추구한다.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으로 것을 종합한 보다 높은 가치를 필요로 한다. 문화의 실존체가 문명이다.
디자인은 문화를 실존적 개념으로 만들어내는 고차원적 학문이다.
디자인은 문화를 문명화시키는 핵심적 매개체이다. 문화를 문명화하는 것은 디자인이다.
디자인은 정신적 개념을 실증적 솔루션으로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문명 중심적 개념이냐, 문화 중심적 개념이냐에 따라서 접근법과 해결점이 달라진다. 주어진 상황의 문제를 해결할 때 실패를 하거나 성공의 경험이 없는 것은 문명적 요소가 많은데 문화적으로 접근을 했거나, 문화적 요소가 많은데 문명적으로 접근했을 경우이다. <출처. 현대 디자인 연구, 이경용 교수님>
문명과 문화가 이렇듯 디자인이라는 학문과 연결되다니, 그것도 이렇게 꽉 차고 탄탄하게 연결되어 우리의 삶에 어마어마한 의미가 되고 있었다니, 그 의미를 풀어주신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교수님의 강의에는 늘 서프라이즈가 숨어있다.
그 부분이 학문의 알아차림으로 느껴져 감동을 더한다.
문화, 문명, 디자인의 관계는 앞으로 있을 나의 교육에 중요한 포인트가 되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다.
4월은 디자인의 이론서, 논문들과 출렁이고 싶어졌다.
딱딱하고 어려워 외면했던 이야기들이 학문으로서 디자인이 가지는 매력에 폭 빠져 눈에, 그리고 마음에 잘 담길 것 같다.
담긴 것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티칭 할 준비도 함께 시작해보자. 나의 배움의 감동이 그들에게도 촘촘하게 전해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