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은 선물이다
교사가 학생을 바라보며 꽉 채우는 50분,
그 시간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당연히 교사는 아니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주입식 강의수업은 이미 점점 사라지고 있다. 교사들은 다양한 수업방법과 기술들을 배우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 교과연구회나 수업동아리, 전문적 학습공동체 등에 소속되어 수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애씀은 주인공이 되기 위한 노력이 아니다.
수업의 주인공인 학생들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한 노력들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기 주도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 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을 키우기 위해 자기 관리, 지식정보처리, 창의적 사고, 심미적 감성, 협력적 소통, 공동체 역량의 6가지 핵심역량을
제시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과 달라진 내용은 두 가지이다.
바로 지향하는 인간상으로 자기 주도적인 사람,
그리고 핵심역량으로 제시된 협력적 소통이다.
학교현장에서는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모둠 수업이 지양되었던 적이 있었다. 모둠 수업을 지양해달라는 교육청 공문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나 역시 조심스럽게 모둠활동을 재개했어야 했다. 갑작스런 개별활동을 해야하니 수업의 플랜을 다시 고민하고 설계해야하니 적지않게 혼란스러웠다. 그 당시 느낀점은 개별수업이 좋지 않은 수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수업의 주제에 따라 꼭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시끌벅적 생각을 끄집어 내는 소통이 없었다. 지금은 방역수칙을 잘 지켜가며 소통하는 수업이 자연스러워졌다.
미래사회에 적합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시대의 변화에 앞서가기 위해서는 협업, 소통, 공감이라는 키워드는 필수적이다. 그 키워드들을 아이들에게 담기 위해서는 모둠 수업, 협동수업만큼 적합한 것이 없을 것이다. 모둠활동을 통해 연결과 협력, 배려심과 창의성, 문제 해결력을 기를 수 있다.
이미 많은 교사들이 모둠 안에서 과제를 해결하도록 하고, 아이들이 소통과 협력으로 혼자일 때보다 훨씬 더 창의적이고 우수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수업을 이끌고 있다.
나 역시도 모둠 수업을 통해서 즐겁고, 창의적이고,
퀄리티가 높은 결과물들을 이끌 수 있었다.
그리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긍정, 부정과 관계없이
아이들이 얻는 값진 성장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활동을 통해 프로젝트 결과물이 완성이 되고 나면 아이들은 수업성찰 활동지에 선생님에게 바라는 란에 꼭 이런 이야기를 작성한다.
"다음 프로젝트는 꼭 개인 활동으로 해주세요",
“개별 수업하고 싶어요 선생님"
분명히 우리 좋았었는데 왜 이런 이야기를 할까?
개별 활동을 원하는 아이들의 성찰 활동지를 모아
살펴보니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모둠 수업에서 주도적으로 열심히 했던 아이들이었다.
모둠의 리더였거나 모둠에서 주요한 임무를 맡아서
시간을 많이 썼던 아이들이었다.
모둠활동의 가장 큰 문제인 무임승차가
이들을 힘들게 했던 것이다.
학생들은 협력에 대한 기본 기술과 이해가 부족한 것이었다.
"그냥 하면 되는 협력" 이 아니라 협력에 대한 이해와 기술이 바탕이 된 "알고 하는 협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모둠 활동에 앞서서 모둠원의 역할과 모둠 활동 시 활동의 방법을 너무 길지 않게 자세히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모둠활동의 과정안에서 수행의 정도를 잘 관찰하여 적극성과 활동의 내용에 대한 플러스알파를 부여한다면 전체의 적극성을 이끌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미래역량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니, 연결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하니 어느
수업 할것 없이 수업 시작부터 모둠활동을 넣어버리니, 여러 가지 원치 않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였다.
서로의 능력을 연결시켜 더 멋지고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어 함께 기뻐하는 것,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서 문제를 해결했을 때
같이 느끼는 성취감은 대단히 큰 성장이고
미래 인재의 핵심에 맞춘 수업활동인 것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삐걱거린다. 좋다고 하니 모든
수업이 모둠 활동이고 정작 협동수업에 대한 기술을
교사들 조차 모르는 최악의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나는 제안을 한다.
아이들이 자신을 먼저 알아야 타인을 바로 볼 수 있는게 아닐까?
협력적 소통도 중요하지만 먼저는
자기 주도적인 사람을 우선시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자기 주도적이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자존감을 키울 필요가 있다.
스스로 대단하고 귀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마음은 활동을 하는 것에 힘을 더해준다.
스스로가 바로 설 때 경청과 공감 그리고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은 함께 할때 더 빛날 것이다
방관하고 겉도는 이유는 어쩌면 자신이 없어서일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아이스럽다.
자신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고 자신을 넓게 통찰하는 것은 사실 어른들도 하기 어렵다. 큰 내공이 필요한 일인 것이다.
아이들이 자신을 깊이 있게 탐구하여 자신을 이해하고 그것을 표현한 작품을 만들어 함께 공유하는 수업을 모둠 수업에 들어가기 이전에 꼭 추천한다.
다양한 교과군에서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기획할 수 있는 활동이 분명 많을 것이다.
나를 알고 타인을 이해하는 수업, 아이들이 자신을 한번쯤 깊이 생각하고 바라보도록 하는 시간은
분명 수업이 줄 수 있는 선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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