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March. 2021
그리고 마지막 수업과 내 발표. ppt는 꼭 신경 써서 디자인을 넣는 데, 영국에서 발표할 때 보면 애들 ppt 디자인은 전혀 신경도 안 쓴다..ㅎ 보노보노 수준. 우리나라 학생들이 생각해보면 대단하지.. 내용 챙겨 디자인 챙겨 참 다 잘해
이 너무 creepy 한 유투브 리액션 문화 현상의 기저해 깔린 이유가 늘 궁금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번 리서치와도 연결되었다. 딱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가 없다며 스트레스를 받았던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리서치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내가 늘 가지고 있었던 의문점을 연결하게 된다. 지나고보면 아 맞다 나 이거 늘 흥미로워했었지 하면서.
오후에는 쇼디치에 위치한 기숙사 뷰잉을 갔다. 체스터맨 하우스에 사는 선영 언니가 여기 가봤는데 너무너무 좋았다 해서 기대를 잔뜩 안고 갔는데, 내가 사는 곳이 진짜 좋은 곳이었구나 깨닫게 되는 계기만 됨. 흑. 쇼디치라는 지리적 장점 때문에 옮길 꿈에 부풀어 있었는데 아쉽..ㅜㅜ
사진에는 깨끗해 보이나, 주방도 영 더러웠다. 역시 지금 같이 사는 플랫 메이트가 깨끗한 애들로 정말 잘 걸린 축이였구나 이 날 깨달았다.
쇼디치 온 김에 최애 크로스 타운 도넛 사서 길가에서 먹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쇼디치가 텅텅 비어서 이렇게 거리에 앉아서 먹음.
무려 대영박물관을 지나 소호까지 걸었다. 원래는 서울 플라자를 가려다가 문을 닫아서 실패하고 센트럴 포인트로 갔는데, 이전에도 팔았는데 내가 못 본 건지 이런저런 요리들이 파는 거다. 아래 층에서 우정식당이라는 한국 분식집을 운영하는 데 거기서 파는 음식들인 것 같았다. 아직 따끈따끈한 깐풍기가 팔길래 샀다. 이거 사고 오는 길에 오세요까지 들렸으니 한인마트 세 곳 다 갔넵.. 프랑스 교환학생 할 때나 미국 어학연수할 때도 한인마트를 간 적이 없는데, 영국 와서 이렇게 한식을 자주 챙겨 먹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영국이 그렇게 만드는 건지 석사 생활이 그렇게 만드는 건지.
25. March. 2021
도서관 가기 전에 뷰잉 하나를 예약했었다. 학교 도서관을 좀 더 가기 편하면 좋겠다 싶어 이번엔 학교 근처Ewen Henderson Court. 기숙사 1층에 벤엔 제리 머신이 있어서 오? 싶었는데 방이 진짜 너무 답답한 데다가 부엌이고 복도고 너무 더러웠다. 여기서 어떻게 살지 싶은 수준. 심지어 사진도 안 찍음.. 다른 기숙사 뷰잉을 다닐 때마다 아 우리 기숙사 정말 좋은 곳이었구나, 우리 플랫 메이트 정말 깨끗한 애들이었구나 나날이 깨닫는다..ㅎ
도서관 가서는 Dangun, Minjok 리서치 계속 ing.
공부하다가 옆길로 새서 하이킹할 만한 곳 없나 싶어 뒤적거리던 중 런던 하이킹 클럽이라는 단체를 찾았고, 이 단체가 다녀온 장소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게 큰 수확이었다. 이를 테면, 다음 하이킹 장소 공지글에서 아 이런 루트로 산행하는구나 하고. 이 좋은 방법이 있었는데 여태 구글에 UK hiking best places 치면서 시원한 답변을 못 얻어서 고생했네..
저녁엔 메이주와 기숙사 앞에서 잠깐 수다를 나눴다가 늦은 밤엔, 에블린 방으로 가서 다 같이 한국 드라마를 봤다. 사실 드라마 자체에는 관심이 없었고, 얘네랑 친해지고 싶은 맘이 컸던 것 같다. 신하균이 나오는 괴물이라는 드라마였는데 신인이었던 여자 배우가 너무 예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