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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몽 Aug 10. 2022

Dancing with Glitch

06 -07. June 2021

06 June 2021


서연 언니가 우리 동네로 놀러 왔다. 먼저 South london gallery에서 브런치.



언니가 왔던 이유는 Bloomberg New Contemporaries 2020 전시.




본관 전시 다 보고 별관 fire house. 여긴 소방서를 개조한 건물이다.



좋았던 작품 몇 점

인종과 관련해 예민한 30가지 질문들이 나오고 이를 해당 인종이 밀집된 구역을 배경으로 하여 가상 인물이 답하는 방식의 비디오다.




이건 한국인 작가의 비디오 작품, 개인적으로 제일 괜찮았던 작품이다



그리고 중국인 작가. 2분 30초가량이지만 그로테스크하고 강력했다. 그러고 보니 이번 블룸버그 전시는 비디오 아트가 전반적으로 다 좋았네




늘 파이어하우스 1층은 설치 작품이 전시되더라.




전시를 보다 보면 늘 피로하다. 다양한 시각적 경험과 더불어 수반된 텍스트를 소화하느라 뇌가 지치나 보다. 이 날도 한층 지쳐 페컴에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농구장이 한 켠에 마련되어 있던 페컴의 힙한 카페. 여기 가려다가 더워서 따뜻한 커피보다 시원한 음료를 마시기로 해서 행선지를 바꿨고.



rooftop bar로 왔다. 나는 콜라, 언니는 알코올음료



그렇게 오후를 보내고 집에 와선 공부를 했다. 재작년과 작년이 별 수확 없이 금세 지나가버린 것 같은데 이렇게 지난날들을 포스팅해보니 참 열심히도 살았다. 공부도 전시도 모두 양껏.




07 June 2021


그리고 어김없이 학교 가는 길. 걸어가다 보면 이 중고 가구 샵을 늘 지나친다. 매번 진열품이 바뀌고 영문 모를 오브제가 많아 보는 재미가 있다.




















이때 현대 학계에서는 glitch 가 핫한 화두였다. 가상세계에서의 몰입을 깨는 매개인 글리치.



물론 우리 학과에서도. 심포지엄이나 리딩그룹때마다 자주 언급. 




글리치에 관련해서는 레거시 러셀의 글이 많이 인용되곤 했다.


학과 심포지엄에서도 이렇게 그의 글이 자주 언급되었다 



 연결된다.그는 도전적이고 전복시키며, 균열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글리치를 퀴어하다고 고려한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세상에 일으키는 치명적인 충돌들. 글리치, 퀴어, 페미니즘 등등 모두 연결된다.





또한 그는 글리치가 발생되며 종료된 수많은 가상 경험을 작은 죽음들로 묘사한다.

 Petites mortes.




가끔 요즘의 인문학계, 현대학계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늘 비슷한 선상에 있는데 (관습의 거부와 re-thinking process 필요성 시사 등) 그것을 무엇을 통해 이야기하느냐에 달라진다고 느낀다. 그것이 경험이 되었듯, 현세대가 새롭게 경험하고 engaging 하게 된 새로운 매개체이든.







저녁엔 KFC 먹으면서 Celebs go dating를 보고, 밤엔 서펀타인 갤러리에 지원했다.


지금도 <셀렙스 고 데이팅> 같은 실없는 리얼리티쇼를 퇴근 후 종종 본다. 무슨 큐레토리얼 한다는 애가 여가시간에 그런 얕은 쇼를 보냐며 친구는 웃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보게 된다. 공부든 업무든 피곤한데 나에겐 그게 second language 이기까지 하니, 평소 쉴 때는 이런 쇼를 그냥 멍하니 보고 싶은거다.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되는 어떤 것.

사실 이럴 땐 한국 예능이 특효약인데 또 성격 상 그건 정말 생산성 제로로 논 것 같기 때문에 최소한 그런 시간을 영어로라도 소화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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