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립 아카데미 윈터쇼

09. Dec. 2020

by 시몽



카페 Kaffeine.


complimentary 라며 수제 피넛버터와 당근 레몬 스프레드 중에 골라라 했는데 나는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자 후자를 택했다. 나중엔 다른 손님들도 이 선물에 놀라고 기뻐하는 것을 보는 것도 재밌었다.

머쉬룸 뭐시기 메뉴였는데 화이트 소스가 많이 느끼하지않고 맛있었다.


그리고 1시에는 학과에서 진행한 coffe talk. 이것 때문에 오늘 탭을 들고 왔었다.

생각보다 오래 진행해서 카페에 긴 시간 머무느라 눈치 보였다.



미리 예약해둔 White cube gallery.




뭉크와 종종 비교되는 트레이시 아민의 개인전을 보러 왔다.





특히 좋았던 건 아래 두 작품.


굉장히 작은 크기였지만, 때문에 위태로워 보였던 mother라는 작품.



그리고 마구 소리를 지르는 사람의 영상이 반복 재생되는 비디오 아트. 아우라가 엄청나서 여운이 한참 남았다. 어떻게 저렇게 표현했을까. 마음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Royal Arcademy of Art 주변에는 작은 갤러리들이 무척 많다.

갤러리 건물 번호 아래에 이 작은 그림을 붙여둔 게 흥미로워 남겼고




시선을 잡아끄는 이런 전면에 작품을 내세운 디피들




이 구역의 갤러리들은 다들 오래된 건물 안에서 이런 아름다운 간판들로 선전하며 자리 잡고 있다.



그 사이에 종종 위치한 아트북 서점들





디피를 바꾸고 있던 갤러리스트의 작업 모습도 살짝 찍었고







이렇게 무척 오래된 년도의 페인팅을 소장한 갤러리들이 우리나라엔 잘 없어 흥미로웠다. 특히 그에 걸맞은 건물과 동네 분위기는 덤.




이 갤러리 동네의 유일했던 현대 비디오 작품.





그리고 포트넘 앤 메이슨 맞은편의 RA.




드디어 도착. 원래는 연례 섬머 쇼인데 코로나 때문에 미뤄지다가 윈터 쇼가 되었다.

이 상황을 저렇게 섬머 위에 윈터라고 휘갈겨 쓴 센스.





작품이 다닥다닥 너무 많은 살롱식 전시인데 비디오까지 몇 점 있어 시간이 많이 걸렸다. 게다가 캡션이 따로 없고 그림 옆의 번호가 다라 브로셔 안에서 이 번호를 찾아가며 번갈아 보느라 손과 눈이 바빴다. 흥미로운 건 몇몇 명망 있는 작가는 이름 옆에 수여된 훈장 이름 (Knight/Dame Grand Cross (GBE) · Knight/Dame Commander (KBE/DBE) · Commander (CBE) · Officer (OBE) · Member (MBE)) 이 알파벳 약자로 적혀있으며, RA(로열 아티스트)인 작가는 RA라고 빠짐없이 명기되어 있었다는 점들. 영국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장소가 왕립 아카데미라 더 그랬던 것 같다.





두 시간 반쯤 지났을 때 얼마나 남았나 봤는데 끝도 없어서 이후엔 훌렁훌렁 봤다.

그래도 갈수록 아마추어 작가들로 구성되어 있길래 크게 아쉬운 점은 없었다.






이 윈터 쇼는 아주 상업적인 전시로, 브로셔 속 작품마다 가격이 적혀있었다. 심지어 에디션이 50개까지 찍히면 싸게 해 준다는 말도 서슴없이 적혀있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아래처럼, 대중의 미감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겠느 작품들이 많이 팔린 게 흥미로웠다. 오만한 생각이라고 비난 받겠지만 그저 싸서 샀다는 생각에 영국이라고 다를 바는 없구나 싶었다. (설명을 덧붙이자면 빨간 스티커는 작품이 팔렸다는 표시다. 아트페어에서 많이 봤을 거다. 세계 어딜 가나 똑같다. 특히 저런 판화와 사진 작품은 무한정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에디션이 붙는다. 3번째 판화에 에디션 3 이런 식.)










기념품샵에서 마음에 들었단 작품의 엽서를 사고 나오는 길엔 트리도 발견하고 화장실에서 셀카도 찍었다.



나오니 벌써 완연한 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Goldres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