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British, 가드닝 뮤지엄

13. Dec. Sunday 2020

by 시몽

13. Dec. Sunday 2020


영국 역사상 the first great gardener 였던 John Tradescant (1580-1638)의 교회를 2015-17년에 리모델링해서 가드닝 박물관으로 만든 곳이다. 상설 전시도 있고 기획전시도 있는 데 이 날은 차후 있을 락다운을 대비해 곧 끝날 기획전시가 있길래 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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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큐브를 벗어난 공간의 전시는 언제나 너무 좋다





기획전시는 Derek Jarman: My garden’s boundaries are the horizon.

데렉 저만이라는 아티스트가 에이즈에 걸린 후 시골에 가서 가드닝을 하며 살았는 데 그의 가드닝을 추적하고 그가 그곳에서 작업한 것들을 보여주는 전시.


IMG_0780.JPG 전시가 말끔하게 잘 차려져서 색감이든 전시 방식이든 모두 좋았다




IMG_0781.JPG 그가 적은 가든 저널. 각종 식물의 사진들을 풀로 붙인 앨범과 손글씨 저널까지 모두 아날로그 적인 부분.








그의 오두막을 재현한 공간도 있었고, 내부에는 그의 작품들이 걸려있거나

그가 늘 보던 시야를 재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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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783.JPG 이것저것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다양한 콜라주






IMG_0788.JPG 그의 책상과 그가 늘 보던 전경





비디오 작품도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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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에 사진가 Howard Sooley 가 찍은 그의 공간과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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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전시가 끝나고는 상설전시를 봤다.


상설전시에는 물론 가드닝에 대한 다양한 기록물들이 있었는데 기대이상으로 너무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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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출간된 가드닝에 대한 저널들. 저 옛날 표지 디자인과 타이포그라피가 너무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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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가드너들에게 수여하는 상들.








여러 가지 그 외 기록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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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사진은 가드너의 노트. 1890. 내용은 덩굴 번식을 위한 화학적 개입에 대해 서술한 것







어린이와 관련된 곳도 있었다.

IMG_0824.JPG 이런 어린이 눈높이의 가든 장식용품들.
IMG_0825.JPG 아이가 가드닝을 하고 있는 그림이나 일러스트들.





설명판에 보육원의 의미도 가지고 있는 'Nursery'라는 단어가 적혀있길래 영어 사전을 찾아봤더니 묘목장을 뜻하기도 한다고 한다. 단어 'Nurse'가 식물에게도 쓰이는 구나 싶었다. 1823년도부터 흥한 이 묘목장은 매해 Flower & vegetable show를 열었다고 한다. 이전에는 새로운 식물종이 나오면 이렇게 크게 광고를 실었다는 사실도 너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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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836.JPG 박물관에 빠질 수 없는 관객 참여공간





각종 씨앗 상품들.

각종 씨앗의 패키징 디자인과 씨앗상품을 정렬한 저 뮤직박스같은 상자도 모두 매력적인 부분.


















흔한 뮤지엄 의자와 달리 정원에 있을 것 같은 벤치를 공간에 배치한 것도 센스가 돋보인다



















새를 쫓는 장치와 물뿌리개 둘 다 너무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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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d Scarer 라는데 아무 새도 안놀래겠는데..











각종 정원을 가꾸기 위한 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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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배치를 위한 블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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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848.JPG 뭐 하나 빠지려면 끝도 없겠구나 싶었다. 정원 구성이라니.











갑자기 굳이 오두막에 들어가서 비디오 작품에 봐야 하는 부분 웃겨서.






















마지막으로 기프트샵






















책장 뒤편에 식물 테마 월페이퍼 붙인 것도 센스.

상품 디피 방식도 역시나 너무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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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855.JPG 각종 정원에 대한 책들과 도구들, 뮤지엄 굿즈들
IMG_0856.JPG 로컬 정원에서 생산된 잼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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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간에서는 꽃꽂이 같은 것을 배우는 분들이 계셨고, 오른쪽과 같이 시간별로 공간을 대여할 수 있는 스터디룸도 있었다. 정말 웰메이드 박물관. 기획전시, 상설전시, 교육 역할, 스터디룸, 기프트샵, 아래의 카페까지 완벽했다. 공간이 가진 의미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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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 박물관답게 외부 좌석은 잘 관리된 정원이 선사하는 푸른 전경이 너무 좋았는데, 비가 와서 안쪽으로 들어왔다. 안쪽 자리들도 물론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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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겸 식당인 이 곳엔 크리스마스 특별 코스요리가 판매하고 있었고 이것을 위해 예약을 잡고 온 중년분들이 많이 계셨다.


나는 플랫화이트와 에그타르트를 주문했다.













오전부터 너무 아름다운 것들을 많이 봐서 뿌듯하고 행복한 마음에 셀카를 찍었다.

행복했다는 데 표정은 늘 똑같. 셀카 너무 어려워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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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간다의 말이 저렇게 나왔는지 처음 알았음





카페에서 가져온 책도 조금 읽었다. 저번에 런던에 사시는 경제 쪽 일하시는 분께 받은 '나쁜 사마리아인들'. 부끄럽게도 그렇게 유명한 책인데 이제야 읽었다. 겨우 프롤로그를 읽었을 뿐인데 너무 재밌고 흥미로워서 그 유명세를 짐작할 수 있었다. 얼른 더 읽고 싶어 지는 책이다.












그리고 복스홀까지 조금 걸었다. 비가 오고 날씨가 흐른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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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테이트브리튼의 라이트 작업도 보이고








워낙 오전 일찍 출발한 지라 오전에 일정을 다 끝내고 저게 점심이었다.


앱이 진짜 너무 똑똑하게 잘 짜였다.







오후에는 의사고시를 공부하는 친구에게 열품타라는 스터디 앱을 소개받아 나도 깔았다.

유럽 대학원 스터디 방이 있길래 반가워하며 가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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