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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몽 Oct 05. 2024

커리어 디벨롭먼트 펀드 -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펀드

4 Nov 2023

우리 학예팀에게 떨어진 버짓으로 출장을 어딜 가면 좋으려나 찾던 중 또 다른 출장 구멍이 생겼다. 바로 한 부자가 우리 미술관의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들의 커리어 증진을 위해 기부한 돈으로 운영되는 Career development fund. 듣고 싶은 수업이나 외국에서 하는 전시나 심포지엄, 예술 행사등 을 이 돈을 이용해서 갈 수 있다. 재작년부터 이 펀드에 대해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미술관에 기부된 펀드다 보니 돌아와서 각 컬렉션 팀의 keepers, 즉 헤드들과 디렉터를 대상으로 활동 보고 발표를 해야 해서 그게 부담이 되어 지원할 생각을 못했다. 그래도 나도 이제 이런 기회를 이용 해보자 싶어 본격적으로 마음을 먹은 게 작년. 이 펀드를 이용해 미술사 리서치에 필요한 언어 수업을 신청하는 큐레이터도 있고, 기술 관련된 워크숍을 신청하는 보존과학자들도 있고, 나처럼 외국 출장을 가려는 사람도 있다. 나의 경우 이 펀드를 이용해서 다른 대륙을 가보자 싶었다. 이런 것을 보면 영국은 확실히 선진국이긴 하다. Donor 기부자들의 활동이 활발하고, 그냥 기부하는 게 아니라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들의 커리어를 위해 이 돈을 운용해달라고 한 게 얼마나 멋있는가.



여하튼 그래서 알아보고 있던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사실 일본의 현대미술 시장은 죽고 있다. 한국이나 중국이 훨씬 잘하는데 나는 오히려 죽은 이유가 궁금했다. 개성 강하고 장인 우대 높은, 게다가 여전히 경제적으로 그래도 발전되어 있는 일본에서 왜 미술 시장과 작가들, 그리고 큐레토리얼 신이 확 죽었을까.






이 펀드는 우리 팀 내 출장 버짓과 달리, 간략한 자기소개서와 여행 계획을 제출해서 컬렉션 헤드들에게 통과되는 과정이 필요했다. 따라서 이유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다른 아시아권의 비엔날레 정보들도 찾아봤다. 내가 어떤 것을 얻고 싶은지,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보고 싶은지 스스로 알기 위함도 있었다. 문제는 대부분의 아시아권에서 열리는 비엔날레가 외국인 초대 큐레이터들을 쓰고 있다는 점.




광주 비엔날레만 해도 죄다 외국인 큐레이터들. 그러다보니 한국의 사회 정치적 현안을 담고 있기 보다 오히려 서구권의 문제(탈식민주의) 등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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