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룰'에 대해서
'몸매가 예술적이다' 혹은 '예술적인 작품이다'와 같은 문장에서 쓰일만한 '예술'의 뜻은 아니다.
나의 글쓰기는 예술의 대상으로 보기에는 터무니 없다.
그렇다면 나의 글쓰기는 왜 예술인가?
나의 글쓰기는 그 행위로서 예술이다.
예술적 행위를 한다고 생각하고(혹은 착각하고), 그에 합당한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다.
굳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어제의 경험 때문이다.
어제는 공주에서 하는 백제문화제에 잠시 놀러갔다.
꽤 역사가 오래되었고, 규모도 큰 축제라 여기저기서 눈길을 끄는 장면들이 있었지만 가장 관심이 갔던 것은 베이스-바리톤-테너로 이루어진 3인조 팬텀싱어들이었다.
그들의 웅장한 합창은 분명 예술로 느끼기에 충분한 울림이었다.
글쓰기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라면 노래도 그와 결을 같이한다.
즉, 본질이 같은 행위라고 보았을 때 글쓰기도 3인조 팬텀싱어들의 합주처럼 예술적이어야 한다.
예술적 행위에는 분명 지켜야 할 '룰'이 있다.
노래라면 호흡법,발성,바이브레이션 등이 '룰'이다. 기본적인 '룰'이 지켜지고 난 뒤에야 음색,표현,장르 등의 다양함이 예술로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냥 마구잡이로 부르는 노래는 예술로 부르기엔 민망함이 뒤따른다.
글쓰기라면 문장의 구성,문단의 구성,단어의 선택,복문과 단문의 조합,나선형 묘사 등이 '룰'이라고 할 수 있겠다. '룰'이 지켜지고 나서야 작가의 문체, 장르, 호흡이 빛을 발할 수 있다. 수많은 글쓰기 책과 글쓰기 코칭이 이를 대변해준다.
글쓰기는 예술이다.
예술이라면 '룰'을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