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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나쁜 교사 13화

13장. 나쁜 뉴스 - 가리기와 선동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많겠지만.

by 당신들의 학교

오늘은 좀 길고, 뉴스의 이면을 보아야하기 때문에 좀 어려울 수 있다.


빠른 결론을 얻고 싶은 분을 위해 결론을 미리 적어두면


교사가 피해자인 뉴스에는 없다. 원인, 동기, 가해자의 진술 등.

교사가 가해자인 뉴스에는 있다. 의심되는 원인이나 동기, 여러 주장 등.

교사가 피해를 당했다는 뉴스에는 가해 동기나 원인 등을 '가리기'하여 그 부분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막는다. 한편 교사가 가해를 한 경우에는 의심되는 원인이라던가 교사 본인이나 주변인들의 진술을 싣는다. 실제로 명재완 사건에서는 우울증에 대한 논의로 '교사'집단에 떨어질 비난을 많이 막았다.


시작하자.




https://naver.me/5DDuBPFz


1. 가해학생의 동기는 알려져 있지 않다.


이것은 폭행사건을 다룬 뉴스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폭행이 일어났다 -> 왜?


이것이 자연스러운 의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많은 폭행 사건뉴스에서 동기를 보고 가해자를 힐난하거나 때로는 공감하기까지도 한다. 뉴스는 그것이 사리에 맞건 안 맞건, 이유가 되건 안되건 가해 동기를 뉴스에 소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며, 동기가 없을 때조차 뚜렷한 동기나 이유는 없었다는 점을 명기해 왔다.


하지만 야구배트로 교사를 폭행했다는 자극적인 기사 아래, 가해자의 동기는 찾아볼 수 없다. 기사에서는 애매하게 '이런 학생들도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라는 교육감의 워딩을 실으며, 가해학생을 이해할 수 없는 괴물 취급을 하고 있다.


뉴스의 이 같은 '가리기'는 한두 번이 아니다.



얼마 전 현장체험학습에서 학생이 다친 것으로 교사가 사법처리를 받았다. 교사들은 들고일어났고, 전국 곳곳의 학교에서 교사들이 현장체험학습을 거부하고 있다.


이상한 점.


찾으셨는가?


교사들은 재판의 부당함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아마 기사가 나지 않아서 그렇겠지만 나름대로 탄원서도 쓰고 항소도 하고 하고 있겠지. 하지만 내가 이야기하는 것은 '보여지는 것'이다.


교사단체가 재판의 부당함을 이야기한 적이 있던가? 기사화되지 않았다는 것은 적어도 교사단체의 포커스는 재판이 부당하다는 논리는 아니었단 이야기이다.


교사단체가 법률의 미비나 교사에게 불리한 조문내용으로 항의했는가? 그럴 리가.


교사단체는 이 사건을 계기로 '현장체험학습을 거부할 명분'을 얻는 것에 집중한 것으로 보이는데, 여러분은 어떤지 모르겠다.


현장체험학습에 관련한 기사에서도 사법처리를 당한 교사의 판결문이라던가, 유죄로 판단된 정황은 '가리기'하였다.




2. 어쩐지 신나 보이는 교사노조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학생의 가해동기는 알려져 있지 않고, 특수학급에 편성된 아이는 아니라는 이야기만 반복해서 나온다.


이것은 유명하고도 잘 먹히는 심리트릭인데, 특수학급에 편성된 것이 아니라고 아무리 말을 해도 독자는 특수학급과 연관해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


보통의 기사처럼 '평범한 학생'이라고 소개만 했어도, 독자들은 왜 그랬을까? 교사가 차별을 했나? 학생과 사이가 나빴나? 등등을 궁금해할 수 있을 텐데, 특수학급이라는 단어를 집어넣음으로써 일반인과의 공감대를 끊어버리고 가해학생을 무조건 욕하기 좋은 구도로 만들어 두었다.


의도했건 안 했건
그래서 이 기사는
나쁜 기사이다.


그리고 진짜 너무한 것은 전교조.


단순한 교육현장의 우발적 사태가 아니라 교사를 보호하지 못한 제도적 방기의 결과?


일단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보호받아야 할 대상은
교사가 아니라 학생이다.



교사는 학생을 보호해야 한다. 이 단순한 명제는 학생의 인성, 행동, 성적, 태도, 외모, 장애유무를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 차별 없이 학생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교사에 대한 존경이 아직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구배트를 휘두른 학생은 보호받지 못했다.


소설을 하나 써보자.


정신질환이나 지체가 없는, 그냥 평범한 학생이라고 생각하자.


특수학급에 편성된 아이는 아니라고 했으니, 평범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리라.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왜 때리고 싶었을까?



나이가 들고 분노를 조절하는 여러 방법을 터득하게 되면 그러지 않지만, 아이들을 실제로 폭력적인 행동을 할 때가 있다.


갑자기? 아니다. 중증의 사이코패스나 희대의 연쇄살인마도 이른바 '단계'를 거치는데, 평범한 학생이 갑자기 그랬을 리가 없다.


보통 가장 많이 일어나는 일은 '괴롭힘에 대한 저항'인데, 그냥 소설이니까 이 방향으로 끌고 가 보자.


평범한 학생이 괴롭힘에 오랫동안 괴로워하다가 우발적으로 또는 계획적으로 폭행을 했다... 누구에게? 당연히 자신을 괴롭힌 대상에게!


'특수학급'이라는 교묘하게 배치된 함정을 피하고, 기사에서는 볼 수 없는 이 학생의 가해 동기가 뭘까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면 이런 결론에 다다른다.



아니, 애를 얼마나 괴롭혔길래
학생이 야구방망이를 들어?




너무 심한 얘기고 근거없는 낭설이 아니냐고? 맞다. 이것은 그냥 소설이고 낭설이다. 이것은 가해동기를 가려놓은 기사 때문에 상상을 해 본 것이다.


다시 물어보자


왜 이 기사에서는
가해학생의 동기나 상황을 알 수 없는가.



이 상상 또는 낭설에 따르면, 이 학생은 오랫동안 보호받지 못했다.

보호받지 못한 이유는 교사를 검증하는 시스템의 부재, 학생평가를 거부하는 교사단체, 교원을 싸고돌아 학생이 마음 놓고 하소연할 수 없는 환경 등 시스템의 문제라고 나는 진단한다.




명재완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교실 CCTV나
교사의 정신감정에 대해
그렇게나 반대해 놓고서

이번 사건으로
교사를 보호하라는 건
지나치게 염치없는 일 아닌가.




3. 여, 야, 좌, 우를 떠나서 모두가 교사 편이다.


얼마 전 선거가 있었다.


모든 후보의 공약에서, 교사에게 더 많은 특혜, 더 많은 권한, 더 많은 예외적인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주장했다.


교사출신의 국회의원을 비롯해, 많은 공직자들이 '교사 가족'을 두고 있다. 대를 이어 교사인 집안 수도 상당하다.


이 모든 것은

교사가 힘들고 어렵다는
그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증거이자,

교사가 약자라서
보호받아야 한다는 논리를 깨는 증거이다.


끊임없이 요구하고, 끊임없이 징징댄다.


41조 연수는 사실상 휴가나 다름이 없어 매년 수천억 원의 인건비가 낭비된다.


보결수당, 방학중 보강 등에 대한 이중지급문제도 심각하고


딱히 근거 없는 수당의 신설과 수당의 인상이 이어지며


'업무경감'이라는 잘 포장된 구호 때문에 교사는 힘들게 열심히 일한다는 이미지를 얻고, 학교 현장에서는 수십 종류나 되는 직업의 사람들이 몰려와서 심부름에 다름없는 일을 하며 월급을 받아가기도 하고, 교사 대신 학생을 가르치기도 한다.


그래서 교사는 잘 쉬고, 많은 돈을 얻고, 일은 점점 줄어든다.


물론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교사도 많을 것이다.


스스로는 어렵고 힘들게 일하며 하루하루가 스트레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디 직접 해보면 그런 말이 쏙 들어갈거라고 자신할 것이고, 현장을 몰라서 그런 말이 나온다고 생각할테고, 일부의 사실과 고작 몇가지 예로 교사 전체를 폄훼하는게 아니냐고 화를 내기도 할 것이다.


안다.


실제로 나는 교사생활을 직접 해보진 않았고, 모든 교사를 전수조사 하지 않았다. 충분한 학력을 가진 분들이니,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 이것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 전부 확인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말이다.


이것은 교사들이 몇몇 학부모나 학생에게 린치를 당한 사례로 교권보호를 위한 제도를 개선하고 수당의 신설과 인상을 주장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교사분들이 순수하게, 정말로 진심으로 업무에 괴롭고 힘단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느낀다면 (그런 분들이 많아 보인다), 그건 아마도 다른 사람의 삶에 관심이 없어서일 것이다.


위의 사진처럼 '고작' 저만한 일을 한 것이 교사들 사이에서는 '어머 고생하셨어요~' , '저도 죽겠어요'라며 서로 위로할 수 있는 일이지만, 한 발짝만 나와보면 얼마나 가소로운(?) 일인지.


성실하고 열정적인 평범한 교사들이 뭔가 세상과 분리되어 그들만의 세계에서 지내게 되면서, 괴로움의 역치가 낮아지고 사회생활에서의 인내수준이 좀 달라진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이런 기사는 그런 현상을 가속화 시킬테고.


나는 나의 독자들이 이런 기사의 이면을 봐주기를 바란다. 이 기사가 한 나쁜 짓은 그저 가해자의 동기를 알려주지 않은 것 뿐이지만, 이것이 쌓여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를 상상해보면 좀 무섭다.


이것은, 지금은 당연히 극소수인 생각일 테고, 공감받기 힘들겠지만 한두 명이라도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좋은 교사가 학교에 있도록 하게 위해서는
나쁜 교사를 학교에서 내보내야 한다.

나쁜 교사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교사를 평가하고 검증해야 한다.

교사는 특별히 보호받는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범죄에서 가중처벌을 받아야 한다.

교권은 '교사권력'으로 쓰이고 있다
학생의 '학습권'을 사용하고
'교권'이란 말은 폐기하자.

교사와 학생 모두를 보호하는 방법은
교실내 CCTV설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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