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편
교행이거나, 교행을 생각하고 준비하시는 분을 위한 당부입니다.
밥이라도 사주면서 잔소리를 해도 짜증 날 판에, 아무것도 없이 그냥 잔소리를 한다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교행사회에 미친 영향이 어느 정도 있다 생각하니까요 ^^ 봐주세요.
1. 위험은 피하세요.
시설관리직원이 없거나 있어도 교행이 시설 관련 점검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절기 하절기 해빙기... 주기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어느 지역의 사고 때문에 '등굣길 취약지구 점검' 따위와 같은 이벤트 성 점검도 자주 발생합니다.
게다가 각종 유지보수, 심부름, 단순노무 등에 동원되기도 합니다. 사람 간의 관계 속에 호의로 해줄 수야 있겠지만, 지나치면 근무지 이탈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기억하실 것은.
점검하는 사람이 점검 결과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을 지게 됩니다. 교행은 시설에 관한 경험과 지식이 없다고 주장해도 되고, 보통은 실제로 쥐뿔도 아는 게 없습니다. 점검에 나서는 순간, 체크리스트에 서명하는 순간, 교행에게는 있어서는 안 되는 리스크가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교부무의 산하 부서에는 '학생안전부' 따위의 안전 관련 부서가 있으며, 담당 교사는 부장수당을 받고 있을 겁니다. 시설이나 안전문제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사람이 바로 교행입니다. (보통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문화입니다만, 여러분이 바꿔야 합니다)
교행의 주요 업무는 회계업무이고, 이 중에는 일용직 채용도 있습니다. 할 일이 있으면 사람을 쓰세요. 사다리는 반드시 두 사람이 팀을 이뤄 사용해야 하고, 수리, 유지보수, 기자재 이동, 설치 등은 경험이 있거나 정확히 그 업무지시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쓰세요. 직접 몸을 쓰다가 일어난 사고에 대해 '사무직인 교행이 본인 업무가 아닌 이유로 상해를 입었다'며 공상처리가 거부된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사람을 쓰세요.
2. 일상적이지 않은 수당, 급여, 영수증 처리에 대한 규정 확인은 당사자가 합니다.
조금 애매할 수 있는 부분인데, 이른바 진상 민원인 경우입니다. 회계 관련 문의나 민원에 대해서는 전문가 또는 업무담당자로서 책임 있게 규정을 알아보고 자문을 구하여 올바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 맞습니다. (예컨대 꼭 필요한 교보재를 구입해야 하는데, 이것이 대체품도 없이 해외직구로만 가능하며, 수입과정도 특별한 것이라면? 공부를 좀 하고 연관 부서와 협의하여 자문도 열심히 구해보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틀림없이 '진상'을 만나게 될 텐데 (정확히는 '진상들'을) 어디선가 이상한 얘기를 듣고 '잘못된 거 아니냐', '이렇게 해달라'라고 따지는 경우입니다.
아예 초보가 아니라면, 회계규정의 큰 틀이 있고 여기에서 벗어나는 일은 없다는 점을 아시게 될 겁니다. 그러니까 말도 안 되는 것을 해달라고 하면 규정을 찾아보라고 하십시오.
보통의 진상들은 규정을 찾아보지 않고 (보통은 관련 규정이 없습니다. 당연하게도)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로 뭔가를 해달라는 경우가 많은데, 안 되는 이유의 근거를 찾아내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지 마세요. 님이 안된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 겁니다. 정 하고 싶으면 관련 규정을 찾아오라고 해주세요.
예컨대 학교 법인카드로 결제한 후 자신의 명의로 포인트를 적립하거나 스탬프를 찍는 것은 안 되는 겁니다. 사비로 학생들에게 밥을 사주고 추후에 이를 현금으로 받고자 하는 것도 안 되는 겁니다.
왜 안 되는 것인지 근거를 찾아 반박하려 하지 마세요. 당사자가 '되는 근거'를 찾아와야 해 줄 수 있는 겁니다.
기억하세요.
학교에서 님은
당담업무와 관련한
가장 믿을 수 있는 전문가이고
해당업무의 '갑'입니다.
님이 안된다고 하면 안 되는 겁니다.
경력이 오래되신 분들마저도 이런 진상들의 요구에 야근을 하며 규정을 뒤지다 한숨을 쉬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지 마세요.
3. 단톡방에 의지하지 마세요.
담당 업무를 하는 사람이 본인뿐일 테니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불안한 마음이 들 것은 이해합니다.
규정과 상식
잘 찾아보고 고민해서 일을 해나가시면 됩니다.
이른바 '업무단톡방'이나 '주변 학교에 물어서' 일을 처리하시는 분이 계신데, 특별하고 어려운 경우라면 협의하는 차원에서 그럴 수 있지만, 거의 전적으로 의지하다시피 하는 분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주변 학교에서는 다 행정실에서 해주던데
내가 아는 학교는 주무관님이 다 해줬어요
이런 말에 흔들리지 않으시려면, 최대한 스스로 자립하세요. 아는 것이 많고, 이른바 '개념'이 있어야 부당한 지시를 거부할 수도 있고, 논리도 없는 '해줘'를 막아낼 수도 있습니다.
학교는 별개 기관이라
학교 사정에 맞게 하는 건데요
우리 행정실은 사정이 안 돼요.
그 학교는 되나 보지요.
4. 업무분장에 '시설' 넣지 마세요.
그거 교행 업무가 아닙니다.
행정실 업무라면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시설관리직공무원의 업무거나 시설관리실무원의 업무입니다. 교행의 업무는 아닙니다.
사람 간의 호의로 도와줄 수는 있지만, 시설업무는 교행의 업무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두세요. 업무분장에 '시설'을 적어 넣는 순간 1년 내내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그럼 시설업무가 없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걱정하실 분도 계신데요.
시설관리직 인원이 없으면
시설업무는 못하는 겁니다
당연하잖아요?
5. 전화요청은 보통 거부하세요.
여러 가지 이유로 행정실에 전화를 해서 교행을 부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를 좀 도와주세요
식의 요청은 보통 거부하세요.
말은 부탁이고 도와달라 하지만, 실제로는 행정실의 업무라고 인식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전자장비의 설치, 이동, 수리, 작동법 안내
기자재 이동, 배치, 소규모 수리
방제, 방역, 청소 등
기억하세요
여러분이
집에 사람이 필요하다고
행정복지센터에 전화해서
이리 좀 와보라고 하는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친하고 호의를 베풀기 위해 갈 수는 있습니다만, 어지간하면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그런 것은 스스로 처리하거나 '주변'의 도움을 받을 일이니까요.
6. 기록하세요.
매일매일의 업무와 일어난 일을 기록하세요.
녹음이 없어도, 사진이나 영상이 없어도.
매일매일 성실하게 기록해 둔 여러분의 노트나 파일은
그 자치로 상당한 신뢰도를 확보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전자적 파일보다는 수기노트를 추천합니다)
다음엔 당부의 말. 노조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노조편이 마지막입니다. ^^ 이것으로 교행에 대한 이야기는 완전히 끝내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