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환희 May 31. 2024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24년 5월

귀찮고 피곤하고 조급한 날들이었다.

같이 일하던 베테랑 미혼, 딩크 기혼녀는 분담하던 일을 내게 안겨주고 이직했다. 보다못한 파트장은 영국에서 학교다닌 신입을 내게 붙여주었다. 첫째 아이네반은 열여덟명 일학년 일반 하나뿐인데 다같이 이해해줘야하는 야수가 하나 있었다. 만2세 남아는 08시부터 20시까지 맡겨지면서도 집에오면 샤워하고 잘때까지 번도 넘게 옷을 골라 갈아입었다.


일용할 급여 뿐 아니라 어린이집, 의료보험, 뭣보다 아침에 갈 곳을 정해주는 회사는, 장사가 여의치 않으니 딴자릴 알아보라고 공지를 보내줬다. 감사합니다. 우리집에 버는 사람 저 뿐이에요.


분수에 못미치게 나는 뮤직 페스티벌을 좋아한다. 티켓을 위해 내가 기획사종사자와 결혼했어야 하는데, 내 아이가 뮤유직 비즈니쓰 종사자이길 바라는 판이다.

현재, 올림픽공원 잔디마당 한가운데서 구역질을 하고,  경량 패딩을 들처입고 돗자리에 드러누워 낑낑대면서(정말 육성으로 비집어나옹) 기어이 남몰래(퍽이나) 이걸 썼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LAUV가 하얀 런닝구만 입고 까불고 있었다. 새꺄, 한국언니들 호응 좋지.

예거마스틴 딥따 부운 나는 자빠져서 브런치도 써제끼고 11년전 만났던(도랐나) 남자애한테도 키톡을 보내고(겨론추카해.)

쳐다만보았던 산후도우미 번호. 톡아이디(물론 20년 직후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에게도 처음으로 톡을 보냈다. 예전부터 보내고 싶었습니다. 잘 지내지 않으시기를.


집에 간다. 토할까봐 엄지 아래와 검지 사이를 주기적으로 누르면서 하우 수윗을 백번 들으며. 사지를 들고 떨면서. 갑갑한 브라끈을 딱 치며(XL인데 대체 왜). '모든 게 티피컬, 쏘 아삔 프래잉 쏘 하드  러 미뤄클' 한다는 민지를 축복하며.


keyword
작가의 이전글 나도 내가 욱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