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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용 시뭔SiMone Feb 19. 2023

유레카 Eureca!-욕조 속의 깨다름

콩트

"Eureca!"

뜨거운 물을 가득 받아 놓고 반신욕을 하던 나는 인류에 공헌을 할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순간적으로 강한 빛이 뇌리腦裏에 스치자마자 유레카를 부르짖으며 욕조 밖으로 뛰쳐나왔다. 

"아, 그렇구나! 그 걸 왜 진즉 알아채지 못했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위대한 발견을 한 순간이었다. 

아르키메데스의 깨달음 

예수님이 태어나기도 훨씬 전 BC250년 경 그리스의 작은 섬 시실리의 물리학자 아르키메데스의 'EUREKA' 이야기가 아니다. 서기 2023년 정초 한국 청주의 성화동에서 일어난 콩트작가 시뭔의 '깨다름'이었다. 













이미 서두에 밝힌 것처럼 새해 꼭두새벽부터 자그마한 욕조에서 반신욕을 하고 있었다. 북향北向이라 응달이 지고 더군다나 연속해서 날이 무척 추웠던 관계로 우리 집 욕실은 북극만큼이나 차디찼다. 그래도 물 온도를 상당히 높게 잡았기에 물속에 들어앉으니 하반신은 이내 기분 좋게 데워졌다. 여전히 쌀쌀한 명치 위쪽 바깥 공기는 평소에도 냉철한 판단력과 명확한 이해력을 갖고 있던 두뇌에 상상력까지 키워주었다. 흐물거리는 하반신과는 달리 냉정한 나의 정신 세계는 인간 세상의 물리법칙인 힘과 일 그리고 인류의 미래 에너지에 대하여 산책하는 중이었다. 

누구는 엄청난 노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일한 표시조차 나질 않는데 나 같은 사람은 아주 조그만 행위만으로도 큰 일을 이루게 되는 걸까?라는 연초年初에 걸맞은 원초原初적 물음에 다다르었다. 

왜일까! 왜?



더없이 총명한 나는 갈릴레오의 상대성원리를 시작으로 뉴튼의 운동 3법칙으로 이어지는 고전 역학부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및 양자역학까지 자연스럽게 하나씩 욕조안에서 살펴보기 시작했다. 


상대성 원리: 물리법칙은 모든 관성계에서 동일하게 표현된다.


뉴턴의 운동 3법칙

제1법칙: 관성의 법칙. 

제2법칙: 가속도의 법칙

제3법칙: 작용, 반작용의 법칙

본문과 관련 있을 수도 있슴.


절대 변하지 않는 법칙으로 일컬어지는 '모든 것은 변한다'의 원천이자 시발점인 '힘 Force': 

F=ma ( m: 질량) 

삼라만상 온갖 변화의 결과인 '일 Work': 

W=FS ( S: 이동거리)

.......    ...



이제 에너지'E'란 과연 무엇인가를 사고하다 플랑크의 E=nhν와 동시에 아인슈타인의 E=mc²가 갑자기 떠 올랐다.  

E를 중심으로 두 식을을 붙여 보면 nhν = E=mc²이다. 

현대 물리학에서 제일 유명한 식이니만큼 여기서부터 만물의 원리를 밝혀보자. 물리량의 기본단위인 시간, 질량, 거리는 서로 어떻게 같고 다른가. 전혀 이질적이고 독립적으로 여겨지는 이러한 물리 단위의 통섭은 인류의 숙원이다. 이 심오한 비밀을 오늘 욕조에서 마침 시간이 났으니 파헤쳐 보자까지 생각에 미치었다.


각 식에서 나오는 물리량 단위를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자는 데 부터 나의 명료한 사유는 시작되었다. 

질량이 크고 작거나 거리가 길고 짧음은 단순 비례관계이니 무시하도록 하고 숫자도 마찬가지 이유에서 지우도록 하자. 혼란을 피하기 위하여 질량 m은 kg, 길이 m은 met, 시간 s는 sec로 표시해보자. 

계속해서 떠오르는 수식數式에 머릿속은 아래 그림처럼 복잡해졌지만 그것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가면서 오래지않아 명정明正을 되찾았다.


머리속을 한 때 어지럽힌 수식들


nhν = E =  mc²       

1) 왼쪽 항 E= nhν에서

n은 에너지가 양자화量子化 되어 있다는 뜻만 가리키는 정수整數이니 지워버리자. 

E=hν

h= 6.626 × 10 ⁻³⁴ Js에서 숫자는 단순한 상수이니 다 없애버리고 기본 단위인 meter, gram, sec 등만 나열해 보자.

Js에서 J은  kg×met²/sec²

S는 길이니까 S=met이고

ν는 진동수이니 ν =1/sec,

그러므로 hν= kg×met³/sec³


2) 오른쪽 항에서는 

질량 m=kg으로 놓고

빛의 속도 c=3×10⁸ met/sec 에서 마찬가지 이유로 숫자는 지워버리자.

그러면 mc² = kg×(met/sec)²=kg×met²/sec²이다.


3) 그리고 여기서 나온 1)과 2)를 등호로 놓으면 

kg×met³/sec³ = kg×met²/sec²라는 결과가 나온다.

kg×met³ ×sec²= kg ×met²×sec³가 된다.


4) 이것을 좌우 상쇄시키고 정리해 보니.. 

 met=sec


5) 거리와 시간이 결국은 같은 단위였다.

meter=second




허걱!

내가 드뎌 발견하다니!!!

우주를 궁극적으로 서술하는 법칙 하나만 찾아내면 이론적으로 물리학의 온갖 것은 의미가 상실된다. 양자 역학에서 그토록 찾아 헤매는 입자들 사이에 서로 주고받는 힘의 상호 작용과 그들의 무대인 시공간의 장場 field을 통일시키는 원리만 알아내면 모든 법칙은 하나로 귀결된다. 연금술鍊金術의 비법이나 무동력 영구기관永久機關의 발명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원리를 세우는데 초석이 될 이론을 내가 만들어 낸 것이다!

본문과 전혀 무관함.

재차 말하지만 이 발견은 20세기 초 아인슈타인이 '움직이는 물체의 전기동역학에 관해서 Zur Elektrodynamik bewegter Körper '에서 말한 '질량-에너지 동등 원리'보다 더욱 간결하고도 심오한 등식이다. 마침내 거리가 시간이고 시간이 즉 거리라는 '거리-시간 동등원리'를 2023년 새해 벽두에 욕조 안에서 깨다라내었던 것이다. 이제 '질량과 거리' 혹은 '질량과 시간'과의 관계 중 한쪽이라도 밝혀 내면 우주 삼라만상의 섭리를 하나의 아름다운 수식으로 통합하게 된다. 

인류가 그리도 꿈꿔 온 '만물의 원리 TOE( Theory Of Everything)'의 정립도 오늘로서 나에게는 식은 죽 먹기가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인류 최초의 기본 물리량 동등 등식이 성립되는 깨다름을 얻자마자 사려깊은 나도 흥분이 고조되어 앞서 밝힌 대로  'EURECA!'를 외치며 뛰쳐나왔다. 

뛰쳐나오자마자 욕조 밖이 너무나 춥다는 냉철한 깨달음을 얻고는 곧바로 다시 기어 들어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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