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이야기
나의 주 수집 품목은 앤티크 코크 스크루이다. 앤티크 antique 란 수집할 만한 가치가 있는 오래된 물건을 말한다. 앤티크의 제조 연도, 아름다움, 희귀함, 상태, 쓰임새, 개인적 정서적 유대감 그리고 특이한 생김새로 인해 수집가들이 더욱 갈망하는 것이다. 앤티크는 보통 100년 이상된 물건을 칭한다. 하지만 법적으로 시기를 정해 놓은 것은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내재되어있는 이기적인 유전자의 발현으로 크나큰 세월의 거리에도 불구하고 조상에게 경외감을 가지며 친근감을 느낀다. 선조들의 사회상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는 앤티크야 말로 수집의 대상으로서 최적의 효과를 가진다.
그럼 이러한 코크 스크루는 어디에서 구매가 가능한지 알아보자.
이런 류의 수집품은 앤티크 숍에서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유럽 주요 국가나 유럽의 식민지배를 받은 나라의 도시에는 앤티크 숍이 있기 마련이다. 이 상점들은 도시의 주요 번화가에 위치해 있는데 상당히 세련되고 정돈된 앤티크를 판매하는 곳으로 그만큼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한다. 시간에 여유가 있고 좀 더 싸게 구입하고 싶으면 대도시의 앤티크 가게가 몰려 있는 지역으로 가면 좋다. 이런 시장에는 작지만 많은 전문 가게들이 늘어서 있으며 다양한 수집 품목을 흥정의 묘미를 살린 거래가 가능하다. 하지만 가게마다 다 일일이 우리가 원하는 물건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게다가 거의 전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대부분의 가게에서 신용카드를 받지 않으므로 현금을 지니고 다녀야 한다. 아주 뜻밖에 매우 희귀한 코크 스크루를 만나 볼 수도 있지만 시간과 노력에 비해 성과는 미미한 편이다. 수집 초기에 컬렉션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이곳에서 충분히 원하는 물건의 수집이 가능하고 스스로 정보를 습득하며 공부도 할 수 있다. 가게를 다니면서 앤티크에 대한 많은 이야기도 가게 주인들로부터 들을 수 있고 사람들도 사귈 수 있어서 앤티크 숍 순례는 수집가에게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동전 등 잡동사니부터 커다란 가구까지 진열하고 판매하는 일반 앤티크 숍에는 코크 스크루의 존재가 미미하여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면 코크 스크루 전문 앤티크 숍에는 흔하고 값싼 품목부터 진귀하고 값비싼 것까지 다양하게 구비하여 놓고 판매한다. 그곳에서는 팔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들이기도 한다. 수집가이자 상인이기도 한 그들은 코크 스크루에 관한 한 프로이다. 제조 시기와 국가, 내력을 꿰뚫고 있을 뿐 아니라 그들로부터 사용법과 기능까지도 배울 수 있어 참으로 유익하다. 그다지 발품을 팔지 않아도 한 곳에서 원하는 종류의 코크 스크루를 구입할 수 있는 장점과 전반적인 지식을 전해 들을 수 있어 수집에 제일 좋은 방편이다. 속이거나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하지 않는 대신에 소위 득템을 할 수도 없다. 그들은 수십 년을 코크 스크루와 함께하며 책을 내기도 한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단 도시의 번화가나 교통이 불편한 곳에 가게가 위치할 경우가 많아 불편할 수도 있다.
그다음은 벼룩시장이다. 벼룩시장은 개러지 세일 garage sale이나 카부츠 세일 car boot sale이라고도 하는데 정기적 혹은 부정기적으로 열린다. 교회, 경마장, 공원등에서 좌판을 벌이고 작은 소품 들분 아니라 큰 가구들도 늘어놓고 파는데 요즈음은 이곳에서 그다지 귀한 물건을 만나지 못한다. 하지만 매년 9월 첫 주말 이틀 동안에 열리는 프항스의 릴 Lille 마켓 같은 데는 백만 명 이상의 손님들이 찾는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정도로 다양하고 진귀한 물건들이 많이 나온다. 도시 거리를 100 km 이상 줄지어 늘어선 만여 곳의 노점상들을 구경하고 다니기만 해도 커다란 구경거리가 된다. 거품이 많은 맛있는 맥주와 감자칩, 까먹고 나서 산처럼 쌓아 둔 홍합 껍데기 더미를 누비고 다니는 재미와 축제를 즐기는 경험도 하게 된다.
또 한 가지 방법은 경매 Auction를 통해서 가능하다. 크리스티나 소더비 같은 대형 경매회사는 미술품이나 자동차, 집 등 고가의 물건을 주로 하고 작은 경매회사에서는 특수한 수집품이 경매에 붙여진다. 전문 중개상이 아니고는 참여하기가 쉽지 않고 코크 스크루만 경매에 붙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노인들이 사망하면 집 전체의 집기들이 한꺼번에 경매에 붙여지는 에스테이트 세일 estate sale은 눈여겨볼 만하다.
그리고 현재 대세로 자리 잡은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쇼핑이다. 온라인에는 두 가지 경로가 있는데 첫 번째는 앤티크 숍을 인터넷상에 올려놓은 것이다. 온라인으로 숍에 있는 모든 상품을 사진으로 알아보고 살 수가 있지만 비싼 것이 흠이다. 오랫동안 영업을 해 온 전통 있는 가게이므로 물건에 대한 과장이 심하지 않고 사진 촬영에 속임수가 적어 믿고 사모을 수 있는 공간이다.
온 라인의 다른 한 가지 경로는 인터넷을 통한 경매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베이 e-bay나 코크스 크루 전문 경매회사를 통해 아주 귀하고 다양한 물건을 만나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베이 경매는 싸게 살 경우도 있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앤티크로서 매력이 없어지는 물건들로 점점 채워지고 있기도 하거니와 허접한 물건을 교묘하게 촬영하여 특별하고 오래된 상품으로 변신시키기도 하므로 잘 알아봐야 한다. 새 제품을 앤티크로 오인하여 구입할 수 있는 단점이 있으니 설명을 꼼꼼하게 읽어 보아야 한다.
코크 스크루만 취급하는 회사의 인터넷 경매에 참가할 경우 특히 절제가 필요하다. 다른 경로를 통해 물건의 가격을 미리 알아보고 경매에 참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분위기에 휩쓸릴 수가 있어 높은 가격을 써내게 된다. 경매 종료 시점이 새벽이나 한밤중이라서 불편한 점도 있다.
하지만 경매회사의 보증으로 물건은 믿을만하다.
마지막으로 콜렉터 클럽에서 정기적으로 여는 축제이자 장터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매년 한 번씩 수집가들이 지정된 장소에 모여 자기의 수집품과 타인의 것을 물물 교환하기도 하고 사고팔기도 한다. 친목도 도모하고 안목도 넓히면서 교류를 하는 최고의 장소이다. 모이는 곳이 모두 해외이므로 참가하는데 들이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으나 유익한 경험과 잊지 못할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어떤 유명한 수집가는 자기가 평생 모은 6500가지의 코크스크류에 대해 연구하고 분석하여 책을 써낸 후 수집품을 한꺼번에 시장에 팔려고 내 놓기도 했다. 그러니 자금만 충분하다면 이런 방식으로 빠른 시간에 엄청난 물량을 구입할수는 있다. 하지만 수집의 과정을 생략하고 결과에만 치중하는 것은 올바른 자세는 아니라 본다. 대량으로 구입에만 치중하면 수집을 함으로서 부가적으로 얻게되는 코크스크류에 대한 지식을 차분히 알아가지 못하고 쉽게 얻으면 흥미를 잃을수있다. 하나씩 둘씩 수집의 과정을 밟아가면서 성취감을 가지게되고 이것이 또 다른 열망을 낳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