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엄마 냄새

by 싸이먼K

초등학생 시절 초 여름이었던 것 같다.


가뭄이 들었다가 단비가 내렸는지, 비가 한참 오지 않다가 장마가 시작되었는지, 비는 타닥타닥 제법 오는데, 오히려 마당에는 비를 맞은 흙먼지들이 날리는지 흙냄새가 나는, 그런 눅눅하지 않은 기분 좋은 습도의 그런 오후였다.


엄마가 ‘이리 비 오는 날에는 전이 맛난다’ 하시면서 김치전을 부치셨다. 점심 먹고 한참 지나 출출하던 때에 먹는 김치전은 꿀맛이다.


김치전을 배불리 먹고 나면 엄마가 이불을 깐다. 이불 위에 누워 엄마의 팔 베개를 베고 다정하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던 것 같다. 아마도 내가 조잘조잘 떠들어댔던 것 같다.


엄마는 ‘고만 조잘대고 한숨 자라. 비 오는 날에는 낮잠이 달다.’ 하셨다. 배도 부르고 편안하여 스르르 잠이 들었다. 엄마 옆에 누워 있으면 엄마 냄새가 살살 풍겨온다.


참 좋았다. 세상 어떤 향수, 어떤 아로마 보다 향긋한, 세상 편한 마법 같은 향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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