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계란말이

by 싸이먼K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이니 아마 6살 때 즈음이었나 보다.


아버지는 시골 고등학교의 수학 선생님이셨다. 어머니는 매일 아버지의 점심 도시락을 쌌다. 그 도시락 따뜻하게 드시라고 도시락 배달을 매일 코흘리개 나한테 시켰다. 형과 누나는 초등학교에 가고 없을 시간이었으니.


집에서 아버지의 학교까지는 집을 나와서 마을 길을 지나 작은 개울을 건너 조금만 가면 되는 10분 정도의 거리였다. 하지만, 코흘리개 꼬맹이에게는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하고, 위험한 과업이었다. 가면서 장난을 쳐서도 안 되고 다른 곳으로 가도 안 된다. 엄마가 보낸 시간에 그대로 학교까지 가야 아버지 점심시간에 맞출 수 있었다.


아버지의 도시락을 들고 교무실로 들어가면 아버지 동료 선생님들께서 장한 일 한다고 머리를 쓰다듬어도 주시고, 엉덩이도 토닥여 주시면 늘 으슥했다. 운동장에 나가 놀고 있으면, 아버지께서 다 드신 도시락을 건네주곤 하셨다.


언젠가 아버지께서, '가다가 개울가에서 도시락 열어봐라. 엄마 바로 갖다 주면 안 된다. 엄마한테는 비밀이다.' 하며 미소를 지으셨다. 개울가에서 도시락을 열어 보니, 아버지 도시락에만 들어가던 계란말이 한 조각이 들어 있었다. 당시에는 계란이 귀했는지, 계란말이 반찬은 아버지 도시락에만 들어가던 것이었다. 아버지의 도시락에 들어있던 계란말이는 정말 꿀맛이었다. 그 이후 매일 아버지의 도시락을 갖다 드리는 일은 또 다른 기쁨을 나에게 주었고, 계란말이 하나는 아버지와 나 사이의 유일한 비밀이었다.


나중에는 옆집 대욱이를 데리고 같이 가서, 돌아오는 길에 계란말이 반을 먹는 호사를 누리게 해 주고는 또 으슥했다. 그것도 대욱이와 나 사이의 첫 번째 비밀이었다.


계란말이를 볼 때마다 아버지 생각이 난다.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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