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 생존기] 카페인 금지
조울증 약으로 바꾼 후, 상당히 잘 지냈다. '이런 편안함이 있구나~' 싶은 정도로 마음이 평안했다. 그러다가 다시 식욕이 돋아 무분별하게 먹고,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짜증도 올라왔다. 약은 똑같이 먹고 있는데 이유를 알아야 했다. 그래서 다시 며칠의 생활을 돌아봤다.
커피였다. 원래 커피를 즐기는 편은 아닌데, 요즘 5~6시 정도에 일어나다 보니, 커피를 한잔 씩 했다. 오후에 마시면 직빵으로 수면제를 먹어도 잠을 안 자고, 새벽에 집 안을 돌아다녀서 오전에 한잔씩 했고, 그 사이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디저트와 커피를 마셨다.
찾아보니 커피의 카페인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하여 일시적으로 기분을 고양시키는데, 이게 조증을 악화시키거나, 혼란과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조울증 환자 중에 불안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커피를 포함한 카페인 음료는 멀리하는게 좋다고 했다. 게다가 수면을 방해하는 카페인은 수면 관리가 매우 중요한 조울증 환자에게는 쥐약이었다. 조증 또는 울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었다.
하루 1~2잔 이하로, 오전에 섭취하고 기분변화와 수면 상태를 체크하여 조절해야 하는데, 나 같은 경우 하루 1잔 오전에 마시는 커피도 에너지를 요동치게 하여, 아예 끊을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엄청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아예 먹으면 안 된다고 하니까 더 먹고 싶기는 한데, 감정과 에너지 관리를 위해서는 안 마시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 대체 음료로 디카페인 커피나 허브티 등 카페인이 없는 것을 추천한다고 하니, 다른 걸 찾아봐야 한다. 디카페인 커피도 소량의 카페인이 남아있을 수도 있어 조울증이나 불면에 민감하다면 허브티를 찾아야 한다.
티 종류에서 권하는 건 민트티, 루이보스티, 카모마일티 같은 건데 그나마 내 입맛에는 민트티가 맞아서, 각종 과일 티 정도를 마실 수 있겠다. 녹차나 홍차도 좋아하지만 패스. 뭐든 대체품은 맛이 없다. 우리는 물을 끓여서 마시기 때문에 가끔 티를 물처럼 대용량으로 끓여서 먹기도 하는데, 녹차나 홍차는 제외다. 레몬밤, 라벤더 허브티도 권하는 종류 중 하나다. 라벤더 티의 경우 홍차 베이스나 블렌딩 티도 많아서 주의깊게 살펴 봐야 한다. 게다가 티가 안전하다고 해도 이렇게 물로 끓여마시는 걸 권하지는 않는 듯 하다.
결국 다시 보리차로 돌아왔다. 한동안 결명자차를 많이 마셨는데, 물도 바꿔가면서 마셔야 질리지 않는다.
집에 상담센터에서 마신 과일티와 오설록 티가 있어서 일단 그걸로 달래보는 중이고, 한동안 애사비소다에 빠져있다가 요즘은 콤부차를 1~2잔 마시고 있다.
이렇게나 민감한 몸이라는 걸 다시 한번 절감하며, 카페인을 멀리해본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