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워킹화 속 돌멩이

나에게 선물하는 산문집

by 윤호준

중년이 되자마자, 여기저기 크고 작게 아픈 곳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니 3~40대였을 때보다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절실하게 느껴지고 또 그런 소소한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 일상에서의 실천이 피부에 와닿았다. 이제 친목모임, 동창모임 등에서 건강이 화재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 직,간접적인 위기의식 때문인지, 나 또한 몸소 실천을 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탄천변 1.5만 보 워킹에 나선다.




1.5만 보 파워 워킹을 정말 추천하고 싶다. 파워워킹은 전신운동이며 특히 장수의 근본인 하체 근육을 튼튼하게 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효율적인 운동이다. 또한 머리에 딱 달라붙은 채로 나의 정상적인 일상에 마이너스 작용을 하는 잡념들을 없애주고, 많은 생활 속 숙제들의 우선순위를 정리 정돈할 수 있게 해 준다. 특히 괴로운 일이 생기거나 슬픈 일이 생겼을 때는 무작정 걸어보라. 한걸음 한걸음 반복되는 발걸음들이 어느 순간 소소한 희열이 될 것이며, 삶을 지탱하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한 심신의 호흡이 정상화될 것이다.


오늘 이른 아침 워킹 중에 살짝 엇박자가 났는지, 런닝화 속으로 작은 돌멩이 하나가 들어왔다. 아주 작은 돌멩이지만 발바닥에 디딜 때마다 상당히 아플 정도로 충격이 크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바로 멈춰서 신발을 털어버리려고 했으나, 현재 보행 컨디션이 좋으니 다음 벤치에서 잠깐 쉬면서 털어내기로 했다. 그리고는 그 불편함과 찝찝함을 감수하고 돌멩이와 함께 워킹을 계속했다. 그런데, 약 4백 미터쯤 걸었는데 그 돌멩이의 존재가 점점 작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 작은 돌멩이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바닥 여기저기를 오가며 지압 작용을 해주는 것이었다. 그런대로 발바닥이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렇게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직후에는 언제 그 작은 돌멩이가 들어왔었는지도 잊어버렸다.




두 시간이 흘러 워킹을 모두 마친 후에야 집 앞의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그 작은 돌멩이를 털어냈다. 그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내 인생에도 저런 작은 돌멩이가 하나 들어와 나를 불편하게 하고 또 신경 쓰이게 하고 있지는 않을까? 어릴 적부터 오랜 기간 동안 숙성되어 도저히 고칠 수 없는 버릇이나 습관 혹은 어떤 특별한 환경이나 경험으로부터 발생한 마음의 상처나 편견 그리고 자신의 판단과 주장이 항상 옳다고 믿는 독선적 고집 그리고 정치, 사회, 문화, 인간에 대한 갖가지 고정관념 등이 대상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또 내가 모르는 돌멩이 같은 존재가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은 모르고 나만 알고 있는 것도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다 알고 있지만 나만 모르는 것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것의 존재를 나도 알고 다른 사람도 함께 인정하면서부터 우리의 인생 속에 정성스럽게 구워진 숭고한 도자기나 교향악단의 환상적인 연주와 같은 기품이 생기는 것 아닐까? 그래서 자신에게 물어본다. '너는 지금 그런 돌멩이와 함께 하고 있니? 그렇다면 그걸 이용해서 너의 인생을 조화롭게 마사지하고 있니? 아니면 아직 아파하고 있니? 그리고 그 돌멩이의 존재를 다른 사람도 인정하고 있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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