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에 다시 시작하는 시
나의 나약함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삶의 물음들이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지
남아있은 생명의 에너지들을 모아
더이상 육신과 의지의 걸음을 옮길 수 없는
그래서 반 발자국도 후퇴할 수 없는 곳까지
일단은
일단은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저기 서쪽
백령도 중에서도 가장 먼곳
두무진 장군바위 끝에 서서
나의 서툴은 과거와 인연을 돌아보았다
그래서
저기 동쪽
독도 중에서도 가장 끝자리
동도의 깎아지른 절벽 아래에서
나와 함께 살아온 기억과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여기 남쪽의 끝 마라도와 가파도
그 섬에서도 가장 아래쪽 포구까지
한걸음 또 한걸음 21만보를 걸어
그 마지막 방파제 턱에 올러서자
욕망이 그 요란한 박동소리를 멈추고
열정은 과부하의 경계를 내려왔다
그리고 그제서야
내 정수리를 향해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 호흡
그 안도를 뒤로
감각과 감정의 눈을 감으니
저 넓디넓은 태평양이 호령하는 곳에
가장 긴 너비로
가장 높은 위엄으로
덩그러니 무지개가 피어 올랐고
그 삼색빛의 아름다운 무지개는
어느새
나와 바다와 하늘 그리고 세상을
따뜻하게
이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