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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빈 Oct 31. 2017

마흔; 호모 루덴스

                                                               

네덜란드 문화학자 호이징가는 인간의 본질을 ‘유희’로 파악했습니다. 
유희를 통해 상상의 세계에서 창의성을 전개하며 학문, 예술 등의 발전에 기여한다고 했죠. 
유희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잘 논다는 겁니다. 
단순히 논다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창조 활동을 뜻합니다. 
자기만의 놀이를 통하여 트렌드를 만든다는 것이지요. 
     
잘 논다는 것은 지금, 여기에서의 과정을 충분히 즐기는 것입니다. 
carpe diem 그 자체이지요. 
지금 즐거운 사람이 나중에도 즐거운 법입니다. 
제가 승진을 포기한 이유는, 지금 그 과정이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과정이 행복하지 않으면 목표를 이루어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너무나도 많이 봐왔습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그 위치에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불행해보일까?’라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

‘지금’ 사는게 재미있어야  
나중에도 행복해요.


산업 사회에서의 핵심이 부지런함이라면, 지식기반 사회에서의 핵심은 창의성입니다. 
구성주의의 맥락 속에서 새로움을 느끼는 것이지요. 

창의성은 재미있을 때 생기는 것입니다. 
재미라는 것은 나의 현재를 즐기는 것입니다. 
나만의 소소한 일상의 감동과 스토리가 있는 것입니다. 
나만의 스토리가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내 삶을 정당화시켜줍니다. 
그러기 위해 나 자신을 알아야 합니다. 
나를 성찰하고, 나의 취향과 내가 좋아하는 것,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겨야합니다.

삶을 심플하게 정리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려 노력합니다. 
잘 놀기 위해서입니다. 20대에 노는 것과 40대에 노는 것의 환경은 확연하게 달라요. 
20대엔 놀기로 했으면 바로 달려들 수 있지만, 40대엔 정리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요. 
살림, 육아, 직장생활, 며느리 역할, 아내 역할 등... 잘 놀려면 ‘자기만의 방’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아줌마에겐 이것을 확보한다는게,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삶을 심플하게 유지하는게 좋습니다. 
살림에 치이면, 육아에 치이면, 직장생활에 치이면 놀 시간이 없으니까요. 
놀 시간이 없어지면 짜증이 나고, 우울하게 됩니다.
     
잘 논다는 것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에 미치도록 몰입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좋아하는 일을 모르겠다고 해요. 
놀 줄 모르겠다면, 자기만의 방에서 자신의 내면과 대면해야 합니다. 
성찰해야 합니다.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일상의 소소한 감동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그
리고 많은 경험을 하면 됩니다. 
경험을 위해 여행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그 순간을 즐기는 습관이 생기게 됩니다. 
발리-누사두아에서 하늘에 둥둥 떠서 아득한 수평선을 내려다보며 패러 세일링을 했던 경험은 정말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어릴 적엔 호모 사피엔스를 갈망했는데, 마흔을 넘어선 지금은 호모 루덴스를 추구합니다. 
현재를 춤추듯이 몰입하며 살아갑니다. 
여행에서의 굵은 재미도 좋고, 일상에서의 소소한 재미도 좋습니다. 


한 번쯤, 
정말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보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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