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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빈 Oct 30. 2017

앵프라맹스inframince

                                                    

앵프라맹스inframince는 
아래를 뜻하는 infra와 얇다는 뜻의 mince가 이루어진 합성어라고 합니다. 
눈으로 식별할 수 없는, 완벽한 실체가 없는 초박형의 상태, 
눈으로 알아채기 힘든 미세한 차이라는 뜻입니다. 
프랑스 화가 마르셀 뒤샹(1887-1968)이 
변기 <샘>을 모티브로 처음 사용했다고 합니다. 
뒤샹은 공산품을 엉뚱한 제목으로 예술작품이라고 고집했지요. 
뒤샹은 당시 미술계의 문제아였겠죠. 
하지만 이것이 창조적 전환인 것입니다.
    

마흔,
우리에겐 ‘앵프라맹스’가 필요해요.


인간은 늘 어딘가의 경계에 서 있습니다. 
냉정과 열정 사이, 
권리와 의무 사이, 
책임과 표현 사이, 
직장과 가정 사이, 
외적인 역할과 내면의 나 사이의 경계에 서있지요. 
이 모든 경계에서 앵프라맹스가 필요해요. 
우리의 소비 습관에서도 앵프라맹스가 필요해요. 
살림을 할 때도 앵프라맹스가 필요해요. 
업무를 할 때도 앵프라맹스가 필요해요. 
이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색다른 관점이자 능력이지요. 
숨어있는 가치를 발견하는 심미안이지요. 
     
예를 들어볼까요?
앵프라맹스를 갖고 있는 사람은,
단 돈 몇 만원으로도 트렌디한 옷을 살 수 있습니다.
로드샵의 가방을 매도 명품처럼 느껴집니다.
냉장고의 재료만으로도 질 좋은 음식을 요리할 수 있습니다.
주어진 시간만으로도 업무를 끝낼 수 있습니다.
바흐의 인벤션을 들으면서 조화로운 삶을 꿈꿀 수 있습니다.
주부와 인간 ○○○ 사이의 줄타기를 잘 할 수 있습니다.
     
마흔의 일상에 앵프라맹스가 있다면 우울하지 않을거예요. 
삶이 재미있을거예요. 
삶이 심플해질거예요. 
삶이 아름다울거예요. 
삶이 창의적일거예요. 
왜냐하면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앵프라맹스, 나만을 위한 미세한 차이를 위해 소비하겠죠. 
매사에 나의 다양한 역할 속에서 ‘나’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나만의 미세한 차이를 고려하겠죠. 
모든 것들 속에 내가 파묻히지 않을 거예요. 
나만의 고유성을 잃어버리지 않을 거예요. 
그런 사람은 사치의 진정성을 아는 사람입니다.  
질 좋은 음식을 먹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앵프라맹스, 아무나 가질 수 없습니다.
identity가 확실하게 정립되어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삶의 주도권을 오로지 자신이 갖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미세한 차이, 아무나 느낄 수 있는게 아닙니다.
남의 시선 속에 갇혀 살고,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이 의미없는 일상을 사는 사람,
과시욕으로 뭉쳐있는 사람은 앵프라맹스를 가질 수가 없어요. 
온전히 나를 알고,
나를 돌아볼 여유가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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