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시간에
할 일을 마치고
그윽한 조명 아래서
느긋한 왈츠를 듣는다.
하루 일과로 몸과 마음이 경직되어있거나 힘들 때,
3박자로 착착 감기는 왈츠는 모든 걸 나긋나긋하게 펴준다.
모든 것이 풀린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다고 푸른 도나우 강'을 듣는다.
대학생 시절 합창단에서... 많이 불렀던 노래이다.
이 노래는 초연된 지 150년 정도가 되었다.
당시 빈은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배했고, 경제 공황으로 파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이런 현실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고자 이 곡을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을 듣고 있노라면 기분이 좋다.
모든게 잘 될 것 같다.
우아하고, 화려한, 춤추듯이 경쾌한 왈츠 선율이
내 몸과 마음을 풀어준다.
왈츠를 들으며
버킷 리스트 하나가 더 추가 된다.
빈 여행을 가고 싶다는...
그곳의 대표적인 콘서트홀 무지크페라인잘(Musikvereinssaal) 황금홀에 가서
왈츠를 듣고 싶다.
기왕이면 매년 1월 1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빈 신년음악회에 가고 싶다.
고정 앙콜곡인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과 '라데츠키행진곡'을 듣고 싶다.
지휘자의 연기와 관객의 박수가 어우러져 있는 그 분위기에서 새해를 맞아보고 싶다.
빈 신년음악회는 매년 지휘자가 바뀐다.
몇 년 전에는 엘시스테마의 주인공, 베네수엘라의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를 했다고 한다.
내가 여행갈 때의 지휘자는 누구일까?
궁금하다.
왈츠는
넉넉한 여유로움을 주어서 좋다.
주변상황이야 어떻든... 희망을 주어서 좋다.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