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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빈 Dec 19. 2016

나를 돌아볼 여유 갖기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결혼 후 10여년 동안
 육아와 살림,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었다.
 가정에서의 다양한 역할과 책임을 다 하느라,
 아이 뒷바라지 하느라,
 여간 지치는 게 아니었다.
 하루 24시간으로도 부족한 삶을 살았다.
 그러다가 나이 마흔 즈음에 병이 났고
 쉼을 얻었다.
 
 그 사이
 심플한 생활을 유지하면서
 이제는 '나'를 돌아볼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아깝지 않았다. 홀가분했다.
 그동안, 목표를 향한 과정들이 전혀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지금 행복해야 미래에도 행복한 거다.
 지금의 과정을 즐길 수 있어야 결과도 좋은 것이다.
 
 내려놓은 결과,
 나를 돌아보며, 이 순간을 즐기는 법을 알게 되었다.
 
 지금도 일을 열심히 한다.
 다만 즐겁게 한다.
 일을 하며 나만의 시간을 즐긴다.
 행복한 가정생활과 더불어 '나'의 이름으로 서고, 열정을 다한다.
 


 이제는 아이들도 어느 정도 성장했다.
 나의 손길이 예전처럼 많이 필요하지 않다.
 예전에는 퇴근 후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하여 아이들을 양육했다.
 무엇보다 자기 주도적 학습 습관과 독서 습관을 키워주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
 늘 책을 읽어주고, 밥을 챙겨주고, 자장가를 불러주곤 했다
 아이는 커가면서 엄마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있고 싶어 한다.
 이 타이밍을 잘 포착해야 한다.
 이 타이밍에 아이에게는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자유를 주고,
 엄마는 자신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이제는 아이들로부터 어느 정도 시간과 공간을 두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에게 나의 시간을 올인하지 않는다.

아이들도 엄마의 품을 벗어나길 바라기 때문이다.
 이 타이밍에 아이들과 나를 위해서,
 가정에서의 다양한 역할과 책임을 내려놓고
 오로지 '나'를 돌아본다.
 엄마도 아내도 아닌, '나'.
 '나'의 정체성이 바로 서있으니
 가정에서의 존재감도 더욱 커지고,
 가족들을 마음을 담아 더욱 사랑하게 된다.
 
 심플하게 살다 보면
 나를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 생긴다.

이 방에서

자신의 성장을 꿈꾼다.

나를 돌아볼 여유가 있다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품격을 유지한다는 것일 게다.

심플함을 알게 되어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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