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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빈 Mar 04. 2017

비워야 심플하다.

노자는 텅 비어 있고 모자라 보이는 것이 완전하다고 했다.

명품 매장의 디스플레이일수록 심플하다. 

싱가포르의 쇼핑몰을 다니다 보면 명품 매장이 즐비하다. 

그 중 에르메스의 디스플레이가 유독 눈에 띈다. 

심플하고, 위트있기 때문이다. 

매일 거리를 걸으며 쇼핑몰을 지나가는데 

그 많은 명품 매장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에르메스의 쇼윈도는 한 눈에 들어왔다. 

다른 매장의 화려하고 번쩍번쩍한 과다한 마네킹의 쇼윈도와 달리 

이곳은 조명도 아늑하고 텅 비어 있고 심플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비움’이다. 

채우기 보다 비울 때 비로소 완전에 가까워질 수 있다. 

명품 매장을 둘러 보면 물건들로 꽉 차 있지 않다. 

매대 사이의 간격이 넓다. 

물건도 몇 개 없어 보인다. 

쇼핑몰에서도 물건으로 가득 차 있는 매장은 들어가지 않는다. 

사람들은 쇼핑몰조차도 비어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린다. 

명품 숍일수록 비어있다. 

하물며 집이야 어떻겠는가? 마음이야 어떻겠는가? 

노자는 텅 비어 있고 모자라 보이는 것이 완전하다고 했다. 

사람도 약간 모자란 듯한 사람에게 매력이 느껴지는 법이다. 

비움, 그것만으로도 우리 삶은 회복되어질 수 있다. 

채우기에 급급한 삶은 스트레스로 가득 차게 마련이다. 

물건이 있으나 찾을 수 없어 또 사게 된다. 

소비의 악순환이다. 

어수선한 하루하루가 쌓여 인생이 아수라장이 된다. 

집중력이 떨어진다. 

중요한 기회를 놓치게 된다.      


현대인의 생활은 매우 복잡하고 분주하다. 

그러기에 20% 쯤 비워둘 필요가 있다. 

시간과 공간이 비워져 있을 때 머릿속을 깨끗하게 하고, 제대로 쉴 수 있다. 

평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비움의 철학은 실로 우리에게 많은 선물을 준다.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게 해준다. 

중요한 일에 몰입하게 해준다. 

일을 제때에 끝내게 해준다. 더불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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