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 걸까요?
'나이'만 어른인 나
'나는 과연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 어떻게 나이들 것인가.'
'나이'로는 이미 어른인 내 마음속 한켠에 늘 자리 잡고 있는 고민이다. 아주 훌륭한 누군가를 멘토 삼아 '이 사람처럼 될 거야' 한다고 해서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고민은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그 마저 놓아버리면 마음대로 늙어버릴 것 같은 불안이 들기 때문이다. 그간 많은 어른을 만났다. 나에게 좋은 영향을 준 분이 있었고 상처와 실망감을 남겨준 분도 있었다. 그 경험 속에서 내심 나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생겼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는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 윗사람 보다 아랫사람을 대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 윗사람에게 한 실수나 잘못은 조언을 듣고 수정하거나 만회할 기회가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피드백조차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알아서 잘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것이 이호선 교수님의 <21세기 어른의 핵심 역량과 자기 돌봄> 강연이었다.
'심리학 교수님이 말하는 어른의 핵심 역량이란 무엇일까?'
왠지 정답을 알려줄 것만 같아 홀린 듯 강연을 신청했다. 교수님은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부터 알아야 한다고 운을 떼셨다. 현재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세대를 친절히 구분해 주셨는데, 산업혁명 세대, 베이비 부머 1, 2세대, X세대, M세대(밀레니엄 세대), Z세대, 알파세대, 베타세대였다. 내가 어느 세대에 속하고 어떤 세대 특성을 갖고 있는지 되돌아볼 수 있게 해 주기 위함인 것 같았다. 그리고 무려 8세대가 공존하는 사회에서 '어떤 어른으로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셨다.
특히 M세대(밀레니엄 세대)를 절망의 세대이자 역멘토링 시대라고 일컬으면서, 수능하나로 인생의 등급이 결정되는 사회적 압박 속에서 뜻하지 않게 완벽주의와 강박을 느끼며 살았고 그로 인해 불안감이 높은 세대로 표현하셨다. 본인 스스로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간 최초의 세대라고도 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M세대 사이에서는 느리고 따뜻한 삶을 동경하는 트렌드가 생겼는데, 그것이 할머니와 밀레니얼을 합성한 '할메니얼'이었다.
따뜻함이 필요한 시기. 따뜻함이라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던 것 같다. 결국 지금 시대에 중요한 것은 '라포'와 '온도'라고 하셨다. 이는 사랑, 친절, 신뢰로도 생각될 수 있는데, 듣기만 해도 편안해지는 말들이다. 자신을 신뢰하고 애정 어린 마음으로 친절을 베푸는 사람과 함께한다면, 누구든 불안이 낮아지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나도 그랬다. 반드시 해 내야 한다는 압박을 주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질책하는 누군가의 말보다는, 나를 믿고 신뢰하는 누군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더 애썼던 것 같다. 혼내는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것보다, 잘해주는 누군가의 마음을 더 살피게 되었달까. 나에게 청개구리 마인드가 있어서 강요받는 것이 싫어서 그런 건가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겼지만, 어찌 보면 당연했던 거다. 믿음과 배려, 사랑을 기반으로 한 '따뜻함'은 그 무엇보다 강력한 힘이 있다. 그렇다면 따뜻한 온도의 세계로 한걸음 다가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에너지'를 중심의 대처가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자신의 에너지를 잘 파악하는 대처하는 것'
에너지는 본디 타고나는 것으로 에너지가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이 있다고 한다. 평소의 일상을 돌아보면 스스로가 에너지가 높은 사람인지 아닌지 구별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먼저, 에너지가 낮은 사람이 따뜻한 온도를 갖기 위해선 체력을 기를 필요가 있다고 한다. 친절은 체력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당연하고도 중요한 말이다. 컨디션이 안 좋거나 텐션이 떨어지만 심리적, 육체적 여유가 적어지면서 모든 걸 제쳐두게 되기 마련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따뜻한 온도를 갖기 쉽지 않다. 그러므로 자신의 에너지가 낮다면 체력을 기르기 위한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반면 에너지가 높은 사람은 하고 싶은 것이 많고 일처리가 빠르고 멀티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보통 이들을 중심으로 집의 구조가 결정된다고 한다. 이때 에너지는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나뉘는데, 집에 나쁜 에너지 구조가 생기면 가족 관계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에너지가 많은 사람은 에너지가 낮은 사람을 이해하지 못해 여러 문제가 생긴다고도 언급해 주셨다. 결국 에너지가 높은 사람은 따뜻한 온도를 띈 좋은 에너지를 갖고 주변에 전파하는 것, 에너지 낮은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기본적으로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다. 하고 싶은 것이 많아 분주하고 쉼 없으며 빠르다. 그래서 에너지가 낮은 가까운 사람을 볼 때면 답답하고 이해할 수 없었다. 내 마음이 왜 그랬는지 알고 나니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됐고, 타고난 에너지는 바꿀 수 없으니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 에너지가 많은 사람으로서 온기를 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알게 됐다. 나쁜 에너지 구조를 만들지 않도록 하고, 좋은 에너지로 좋은 영향을 주는 것, 더불어 나와 다른 낮은 에너지의 사람을 타고난 특성으로 받아들이고 탓하지 않는 것이었다.
사람과의 관계를 잘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나를 화나게 하는 '발작 버튼'과 나를 안도하게 하는 '안심 버튼'을 함께 하는 가까운 이와 '구체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팁도 설명해 주셨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상대의 발작 버튼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안심 버튼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발작 버튼이 발동되기 전에 내가 어떻게 하면 마음이 풀리고 안도하는지에 대한 안심 버튼을 상대에게 구체적으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
"내가 화가 났을 때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지 말고 내 얘기를 들어주고 '아, 그랬구나~ 속상했겠다.'하고 공감해 주고 다독여주면 좋겠어."
"나는 함께하는 시간에 핸드폰을 하면 나에게 집중하지 않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빠. 그러니 그 행동은 조심해 주면 좋겠어. 혹시 핸드폰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내가 의심하지 않도록 미리 말해줘."
사람 간의 좋은 관계를 위한 내용을 듣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결국 자기 돌봄과 직결되는 것 같다고. 가까운 누군가와의 적정한 온도를 찾는 게 중요한 것처럼,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도 적정한 온도를 찾아야 한다. 스스로를 신뢰하고 애정 어린 마음으로 친절을 베풀어야 하는 것이다. '이번에 무조건 해내야 해.'하고 자신을 채찍질하기보다 '나는 날 믿어. 잘 해낼 수 있고, 혹여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이번을 기회삼아 더 성장할 수 있어.'라고 말해줄 필요가 있다. 누구보다 나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어주고 나와의 관계에서 적정한 온도를 찾는 것, 그게 바로 '자기 돌봄'의 시작 같다.
p.s. 강연의 내용은 '주관적으로' 수용한 것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므로, 실제 강연 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