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처음 선보이는 사서고생전용 책장
공유서점 사서고생에 합류한 최승원건축사는 윤지윤이란 다소 여성스런 이름의 남성 건축사와 함께 사서고생 현장에 방문했다. 최승원소장은 프랑스와 대한민국 건축사이고, 윤지윤대표는 하버드출신 미국건축사에 조경기술사였다. 두 아티스트분들이 우리 사서고생에 아무런 조건없이 단지 "재미"라는 단어에 동의해서 합류를 결정했을 때 정말 천군만마가 무슨뜻인지 단박에 이해되었다.
일단 막혀 있던 공간을 개방감 있게 모두 철거하고, 천장을 막고 있던 텍스를 다 뜯어 내고 나니, 공간의 민낯이 드러났다.
붉은 철골 트러스구조에 샌드위치 판넬이라, 진짜 돈 안들이고 지었구나. 여기는 2층이지만 창고로 사용했었다. 그래서 짐을 옮기는 소규모 엘리베이터도 올라오는 계단 옆에 있다.
유리창에 붙은 시트지도 떼어내야하고, 할 일이 천지였다. 물론 모두 돈이 해야할 일들이었다.
최소장과 윤대표 두 분은 모두 인더스트리얼 컨셉의 서점으로 의견을 모았는데, 다음 결정해야하는 것이 책장이었다. 나는 기성품 또는 나무로 짜는 책장을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세계적인 경험이 있는 분들은 역시 나와는 차원이 다른 고민을 하고 계셨다. 일주일마다 회의를 하면서 물망에 오른 소재는 3가지 였는데, 일단 창고에서 많이 사용하는 앵글, 다음은 공사장 비계, 마지막은 철근이었다. 모두 책장과 그리 친숙하지 않은 물성이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낙점이 된 것은 철근이었다.
허걱!!! 철근으로 책장을 어떻게 만든단 말인가?? 나는 상상이 잘 가지 않았지만 결정된 다음주 목업작업을 진행했다.
목업작업을 하고, 그 후에 다시 책장에 들어갈 받침을 제안하는데 기절했다가 깨어난 기분이었다. 스텐레스로 하자는 것이다.
나는 나무 이외에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역시 나는 아티스트는 아닌 것이다.
넓이 350mm 높이 2400mm 7단 철근 서가는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사서고생의 정체성이 될 것이다.
P.S. AI 시대에 '물성'과 '사유'를 지키기 위해, 공유서점 <사서고생>을 오픈할 예정입니다. 혹시 이 글이 마음에 와닿으셨다면, 우리가 준비한 공간도 흥미로우실 겁니다. 텀블벅에서 파운딩 멤버를 모집 중이니 한번 구경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