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수학부터 시작하는
자연수에 대한 감을 잡고, 다시 중1 수학 문제집을 살펴보니 소인수 분해와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가 자연수 아래 항목이었다. 자연수에서는 소인수분해가 중요한 모양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그때 나는 수포자의 길에서 나오려고 아들의 문제집 목차를 보고 있고, 수포의 길에서 탈출하려면 묻고 따지는 수학의 길로 가야만 한다는 초심이 떠올랐다. 그럼 왜 자연수에서 소인수분해가 중요한 것일까? 도대체 소인수분해는 왜 하는 것일까? 멀쩡한 수를 왜 분해하는 것인가?
이렇게 물었지만 아무도 대답을 해 주지 않았다. 우리 아들은 엄마가 왜 저러냐 하는 눈으로 날 쳐다보았고, 딸은 수학은 나에게 묻지도 말라는 수포자 전형의 표정이었다. 남편은 이미 출근을 한 후였다. 출근 전이었어도 내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을 거란 자신은 없다. 이러니 내가 묻고 따지고 대답도 내가 해야 할 운명이었다. 그러나 나도 이제 막 수포의 길에서 한 걸음 떼 보려는 상태였기에 묻고 따지는 것만으로도 힘에 벅찼다. 그렇지만 내가 누군가. 한때는 범생이 타이틀에 전혀 무리가 없는 대한민국의 전형적인 중학생이었다. 비록 33년이 흐르긴 했지만.
아직은 확 녹이 슬지는 않은 내 머리를 돌려 소인수가 뭐였지 생각해 보며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했더니, 수포자 딸이 "소수인 인수"라고 정확하게 말해 주었다. 대한민국 교육이 이 정도다. 수포자도 소인수는 그냥 아는 정도의 빡센 교육. 그리고 이 빡센 교육이 우리 딸을 수포자로 만든것도 같다.
그러고 보니 소수라면 나도 얼마 전 다큐에서 본 기억이 났다. 소수는 영어로 prime number이고, 소수(素數)의 소(素)라는 글자는 바탕이나 본래의 뜻으로 쓰인다. 예를 들면 원소(element, 元素)처럼 말이다. 따라서 소수는 소수가 아닌 다른 수(합성수)를 구성하는 바탕이 되는 중요한 수이다.
이 정도 지식이 합해지자, 그동안 아이들 문제집 채점해주면서 흘끔 본 답안지 내용을 바탕으로 한 통찰이 나에게 소인수분해를 왜 하는지 알려 주었다.
소인수분해는 합성수를 그것을 구성하는 인수 가운데 소수인 것들로 분해하는 것이다. 그럼 이미 완성품 수를 왜 분해하는가? 어떤 제품을 분해하는 이유는 내 생활의 경험상 대게 두 가지다. 첫째는 제품이 망가졌거나, 둘쨰는 제품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고 싶은 호기심에서다.
나는 우리 집 청소기가 망가졌을 때 분해를 했던 경험이 있는데, 생각보다 청소기 내부가 간단해서 놀랐다. 일단 청소기 속사정을 알고 나니 망가진 이유는 아주 간단했는데, 청소기 내부가 큰 물건으로 막혀 있어서였다. 막은 물건을 빼 내자 청소기는 다시 쌩쌩 돌아갔다.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엔 학교에 라디오를 분해하는 학생들이 몇 있었다. 그때 그 아이들은 세운상가 가서 부품을 사와 라디오를 자신의 스타일대로 조립한다는 이야기도 했었다. 분해하는 아이들은 조립도 하는 것이다.
수를 소수로 분해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일 것 같다. 수를 기본단위로 분해하여 그 수를 이루는 기본적 요소들을 잘 알면 수를 사용하기에 편리할 것이다.
어쭙잖게 내가 예를 들어보면 2457과 2458은 바로 이웃한 수이다. 이 두 수는 예를 들기 위해 특별히 고안한 그런 수가 아니라 그냥 머릿속에 떠오른 그런 수이다. 2457은 홀수이고 2458은 짝수라는 것 정도와 수의 크기가 내가 이 두 수를 그냥 보았을 때 알 수 있는 정도이다. 그런데 이 두 수를 소인수분해해 보면
이렇게 되는데, 바로 이웃한 수도 엄청나게 다르다. 그냥 1 차이만 있을 뿐인데, 2457은
이렇게 16개의 약수(나누어 떨어지는 수)를 갖는다.
2457보다 딱 하나 더 큰 수인 2458은 1, 2, 1229라는 3개의 약수만을 갖는다. 얼핏 생각해서는 2458이 짝수라 약수도 더 많을 거 같은데 그건 정말 그냥 얼핏한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소인수분해가 가르쳐 주는 것이다.
소인수분해라는 수의 성질을 잘만 사용하면 계산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이렇게 묻고 따지고 어찌어찌 대답까지 했으니 아무래도 나는 수포아줌마의 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만 같다. 참고로 이 글의 내용이 수학적으로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까진 그냥 나의 생각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