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수학부터 시작하는
일상생활에서 수를 사용한다면 "오늘 영하 7도야"정도도 무난할 수 있으나 수학에서 수를 사용한다는 것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계산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내가 학교 다닐 때 계산 없는 수학은 <집합> 정도 외엔 없었는데, 심지어 그 집합에도 계산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므로 수학에서 수를 사용한다는 것은 그 수를 이용한 계산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그땐 국민학교)에 나는 주산학원을 다녔다. 주산을 배워 산수(1970년대 수학을 지칭하는 하는 말)를 잘하라는 엄마의 지시에서였다. 결국 나는 계산을 잘하는 수포자가 되었다. 물론 당시 학원을 다녔던 학생들 가운데 계산과 수학을 동시에 잘 하게 된 아이도 있었을 것이다. 계산과 수학이 큰 관계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이다. 계산과 수학이 관계가 있으려면 수의 대하여 잘 알고 자신이 사용하는 수의 성질을 이용하여 계산을 해야한다는 것을 나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수를 잘 알고 난 후 그 수를 이용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계산을 차근차근 배웠다면 수학과 계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을 수도 있었을 거 같다. 그런데 주산 학원에 가면 일단 선생님은 숫자를 불러주고 수강생은 열심히 주판에 계산을 한다. 수에 대하여 몰라도 계산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도 계산을 하는 것에는 아무 지장이 없었으니까. 당시 내가 이렇게 어려운 일을 어떻게 해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초등학생들이 계산 학습지를 열심히 한 후 수포자가 되는 것을 보면 이 어려운 일은 계속되는 것 같다.
어쨌든 지금은 숫자를 쉴 새 없이 불러주는 선생님도 없으니 천천히 계산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다. 수는 필요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이고 이 수를 잘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계산이다. 그리고 계산을 잘 하려면 우리가 사용하는 수를 잘 살펴봐야 할 거 같다. 그런데 수를 잘 아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수직선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친분이 오래된 수학강사로부터 듣게 되었다. 그다음 내겐 인터넷이 있었다.
내가 어려운 수에 대한 이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서 어린이 백과사전 정도면 충분했다. 위의 수직선에서 알려주듯이 0은 음의 정수도 양의 정수도 아닌 음의 정수와 양의 정수를 나누는 기준점이 된다. 그리고 오른쪽이 양의 정수이고 왼쪽이 음의 정수이다. 그리고 수직선에서는 오른쪽으로 갈수록 수가 커지고, 왼쪽으로 갈수록 수가 작아진다. 자연수에서와 다른 정수의 수직선에서는 수에 부호(+와 -)가 붙어 있다. 자연수에서는 수에 크기만 있었는데 정수로 수가 확장된다는 것은 수에 방향성이 생겼다는 뜻이다.
이제 수직선에서의 실전이다.
(+)1+(+)1=2
+방향에서 시작해서 계속 같은 방향을 유지하라는 기호만이 있는 것이 된다. 이젠 숫자 앞의 +를 생략하기로 하고,
(-1)+1=0
이건 괜찮다. 똬악 이해가 간다. 덧셈은 교환 법칙이 성립되니 자연수 계산 1-1과 별 다른 게 없는 거 같았다.
-1+-1=-2
이것도 이해가 간다. 자연수와 크게 다른 것도 없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뺄셈으로 들어가자마자
1-(-1)=2
이것이 심상치 않다. 난 학교 다닐 때 이것이 참 이해가 안 되었다 속칭 마마플, 마이너스마이너스플러스. 여기서 수직선 모델이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수직선으로 돌아가 보자
처음에 +1로 간다. 그리고 -방향으로 방향을 바꾸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다시 또 방향을 바꾸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느새 +방향으로 한 칸 더 가야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계산 논리에도 딱 들어맞는다.
……
4-3=1
4-2=2
4-1=3
4-0=4
4-(-1)=5
4-(-2)=6
4-(-3)=7
……
이렇게 정수의 뺄셈을 이해하게 되고, 수학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니 수학은 참으로 논리에 기반을 두고 그 논리가 일관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