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수학부터 시작하는
내가 지금은 고3이 된 큰 아이가 초등학생일 때 수학 문제집을 채점해 주다 '초등수학은 참 계산이 전부구나' 하는 것을 느낀 적이 있다. 그래서 '도대체 계산이 뭔데 이렇게 아이들을 고생시키나' 하는 생각에 계산에 대하여 고민해 본 적이 있다. 주변에 수학 좀 한다 하는 사람들에게 계산이 뭐냐고 물어봤지만, 다들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추상적인 대답들을 들려줬다. 비록 수학이랑 아무 관련이 없는 전공이지만 학교를 무사히 마친 나도 이해 못하는 대답을 초등생이 어찌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묻는 것을 포기하고 나 나름대로 계산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답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그렇게 답을 구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속 시원하게 계산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그런데 작은 아이의 중학교 1학년을 기점으로 시작한 수포의 늪 탈출 대(?) 작전을 시작하면서 보니 감이 잡힐 것도 같다.
초등학교에서 계산이란 기본적으로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이다. 우리 아이들을 보니 덧셈의 반대가 뺄셈 곱셈의 반대가 나눗셈 이런 식으로 이렇게 배우는 거 같았다. 그리고 학년이 조금 올라가면서 같은 수를 많이 더하는 것은 곱셈이 되고 같은 수를 많이 빼면 나눗셈으로 그렇게 배운다.
즉
3+2=5
3-2=1
3+3+3=3×3
9÷3=3이고 이것은 9에서 3을 3번 뺄 수 있다. 즉 9-3-3-3
이런 식으로 계산을 배운다.
그러다 보면 자연수의 범위 내에서는
3-5=?
이렇게 작은 수에서 큰 수를 뺀다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고 수가 정수로 확장되면서
3-5=3+(-5)=-2
이렇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실상 뺄셈이 사라지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 오래 배웠던 기억에 따라 뺄셈이 사라진 것을 인식하지 못할 수는 있다. 하지만 사실 뺄셈은 자연수 안에서 어린아이들의 계산을 돕기 위한 장치였던 것이고 수가 확장되면서 뺄셈은 사실상의 음수의 덧셈이었음을 알게 된다.
곱셈과 나눗셈은 어떻게 될까?
나눗셈은 사실은 분수를 곱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면서 사실상 나눗셈도 사라진다. 그리고 중학교 때부터는 대부분의 나눗셈을 분수로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초등학교 때 열심히 한 나눗셈을 할 기회가 별로 없다. 큰 수에서 작은 수를 나누는 나눗셈은 분수로 표현한 후 약분을 하여 사용하기 때문이다. 작은 수÷큰 수는 그대로 분수로 두고 0 이하 소수로 표현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여기까지 생각하면 뺄셈은 덧셈이 되고 나눗셈은 곱셈이 된다. 그런데 곱셈은 덧셈이었다. 아니 그럼 계산은 오로지 사실상 덧셈이었단 말인가! 생각해보면 그런 것도 같다.
그래! 계산은 오로지 덧셈이었어!
이렇게 생각하려 하니, 정수 부분에서는 크게 여기에서 벗어나는 부분이 없는 듯하다가 분수를 곱하는 것에서 꽉 막힌다.
도대체 분수를 곱한다는 것은 무슨 덧셈이란 말인가?
분명 음수도 아닌 양수를 곱하는데 곱하면 곱할수록 수가 수직선 상에서 왼쪽에 위치하게 된다.
즉 수가 작아지는 것이다.
계산이 덧셈으로 단순화되는 듯하다가 0과 1 사이의 수를 생각하니 좀 복잡해지는 것 같다.
난 수포 아줌마이다. 수포아줌마가 수학 때문에 머리가 아파지면 도로 수포의 늪으로 빠져 버리고픈 유혹을 이기지 못할 수 있다. 그러니 오늘은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머진 차차 생각해 가기로 해야겠다.
옛 경구 "미치지 못함은 지나침보다 나으리라"는 수학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