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편안집

편안집7

갈때까지 가야지 끝이 난다

by simple life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이 있다. 돈이 돈을 벌면 무엇이 돈을 쓰게 만들까?


욕심이다.


처음엔 우리도 pvc창호를 하려고 했다. 물론 순전히 돈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문제는 돌담이었다. 그렇게 비싸게 돌담을 쌓아놓고, 일반 보일러의 수십배가 드는 지열보일러 하고, 용량 큰 정화조 묻고, pvc창호를 한다는 건 화룡점정이 아니라 화룡점망이 될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결국 편안집 모든 창호는 목창호에 창호지를 붙이거나 유리를 끼웠다. 이 창호를 제작할 때에도 목수에게 기존에 있던 창호를 사진찍어서 보내면서 비슷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집의 본래 모습을 그대로 살리고 싶어서였다.


편안집 대청에는 교창이라는 좀 높은 곳에 있는 창이 있다. 이 창은 창살이 예뻐서 문을 바꾸지 않고 깍기를 하고 오일스텐 발라서 살렸다.


교창.jpg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교창

편안집은 집의 원래 모습을 해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되 좀 세련되게 보존하려고 많이 애썼다. 부엌은 예전 그대로의 느낌으로 신발신고 사용하는 부엌으로 리모델링했고, 부엌에 있는 이 집에 살았던 이젠 중년이 넘었을 나이의 아이들 낙서마저도 그대로 두었다. 밖에 있는 화장실도 그 자리에 그대로 두었고, 이 집의 출입문이었던 대문도 사용하지는 않지만 그 자리에 그대로 두었다.


타일도 고르고, 한지로 벽을 바르고, 싱크대도 설치하고 각종 수전과 전등도 달고, 계속 돈을 쓰다보니 집은 완성되었고 겨울도 왔다. 일년도 넘는 시간동안 바보 4남매가 돈 모아 집 고치고 또 돈 모아 집 고치고, 또 돈 모아 집 고치고, 돈 모아 집 고쳤더니 끝 비슷한 곳은 있었다.


이젠 한옥체험업에 등록을 해야했다. 한옥체험업은 문화관광부에서 허가를 내주는 일종의 관광숙박업인데, 내외국인에게 합법적으로 숙박과 관광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후다닥 서류를 작성하고 첨부해야할 서류들을 강화군청에 제출한 다음 2024년이 다 가기 며칠전 한옥체험업 등록증을 받을 수 있었다.


우리는 요즘엔 한옥에 살지 않는다. 그래서 한옥을 방문한다. 우리가 방문하는 한옥을 떠올려보면, 첫번째는 궁궐이고, 두번째는 절이며, 세번째는 무슨 고택일 가능성이 높다. 시골집을 그대로 고쳐서 그 느낌을 훼손하지 않고 공간안에 시간을 보존한채 새로 태어난 집은 편안집 밖에 없는 거 같았다.


그러므로 이제 돈 벌일만 남은 거다. 우리는 더이상 바보 4남매가 아니라 천재 4남매로 정체성을 바로잡을 날이 온 거다.

KakaoTalk_20241226_140247935.jpg 집의 원래 상태를 가급적 손대지 않으려 하여 부엌에 있는 낙서마저 보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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