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살의 일상 기록
7살 아이와 남편, 9 to 6 직장에 다니고 있다.
작년, 마흔이 되었고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내가 39살인지 40살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 2022년이 시작되었고, 나는 41살이 되었다.
오늘은 1월5일, 벌써 5일이나 지났다. 새롭게 시작한 2022년을 어떻게하면 잘 보낼 수 있을지 아직 계획을 짜진 않았다. 사실 내 마음에 새해를 맞이하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보낼지 생각을 하는건 앞뒤가 안맞긴 하다. 아이가 7살이 되니 내년에 학교에 가겠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학부형이 되는구나...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너무 막막하다. 학교 준비가 막막한건지, 내 인생이 막막한건지는 잘 모르겠다.
직장에 대한 고민이 깊다. 누가 들으면 공공기관에서 정규직하며 정년을 보장받고 있는데 참 배부른 소리 한다고 말할거다. 그렇다. 나는 60살까지 지금부터 19년을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 할 수 있다. 다만 정권이 바뀔때마다 이리저리 휘청거리겠지. 일은 어디나 힘들고 사람은 누구나 피곤하다는 불변의 진리를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으나 현실에 부딫힐 때면 마침표를 찍겠다는 생각을 수 없이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 수 있는 용기는 내게 없다. 받아들이고, 그나마 좀 더 나은 조건의 직장을 찾아 볼까하며 오늘도 구직사이트를 뒤진다. 그런데 사이트에서는 문화예술 기획, 행정은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지도 않아서 정보를 찾기는 어렵다. 구글과 예술경영지원센터, 모모365를 뒤지고, 여러 기관들의 사이트를 돌아다닌다. 기회가 생길 때 잡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4월 초에 집 계약이 만료된다. 2년을 더 살겠다고 집주인에게 이야기 해두긴 했지만 나는 고양시로 이사를 가고싶다. 학군이 이미 이루어진 곳으로 가서 아이의 학업을 지원하고 싶은 마음이다. 직장의 위치를 가깝게 하고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이직은 내 마음같이 되는건 아니니 그 부분은 마음을 비우기로 한다. 일산서구를 보고 있는데 어디가 학군이 좋을까 다음주에 중학교 때 미술을 가르쳐주셨던 선생님을 만나기로 했다. 아직도 고양시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시니 빠삭한 정보를 주실거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사실 마두동과 백석동을 염두에 두고 있다. 비싼 동네이긴 하지만 갈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마흔이 넘고나니 더이상 나만 생각하고 결정할 수 없더라. 내가 하고싶은 일, 가고싶은 곳, 먹고싶은 것, 만나고 싶은 사람... 이 모든 것이 나의 가족의 삶과 연결되어 있고, 사회적 책임이 부여되기 때문에 41살의 인생살이 무게는 생각보다 무겁다. 그 무게를 느끼지 않으려고 도망가고 싶었던 마흔살을 뒤로 하고 이제는 내 인생 구석구석 무게를 나누어 담으면서 어떻게 하면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면서 잘 살아낼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그래서 일기를 쓰기로 했다. 하루하루 생각을, 감정을 기록하다보면 내가 어떻게 살고있는지 알 수 있겠지. 매일이라는 점들을 기록하다보면 선으로 이어지겠지. 그렇게 오늘도 하루를 보냈다.
17시14분... 곧 퇴근이다.
아이의 한의원에 가야하는 날이다.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