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발자전거에 재미가 가득한 준이는 매일 자전거를 타러 나가자고 한다. 연습 중일 때는 나는 걷거나 붙잡아주는 역할을 했고, 우리가 언젠가는 같이 자전거를 타고 달릴 수 있겠지!라고 희망을 가졌었다.
어제 저녁, 준이는 할일을 마치고 어김없이 자전거를 타러 나가자고 조른다. 아빠가 사준 조명을 찾아들고 복도에 먼저나가 세워둔 자전거에 튼튼히 묶어두고 빨리나오라고 성화를 부린다. '나는 옆에서 걸을까?' 잠시 생각했다가 자전거를 같이 타보기로 했다.
이제는 제법 속도도 붙고,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쭉쭉 달린다. 자신감이 붙고 불안한 마음이 가셨는지 주변을 둘러보며 나에게 말을 거는 여유도 부린다. 나는 옆에서 슬슬 달리며 위험한 길을 봐주고, 가야할 방향을 말해준다. 그러다가 이제는 혼자서도 잘 하니 준이가 원하는 길로 갈 수 있게 둬봐야겠다고 생각한다.
"준아, 어디로 갈꺼야? 엄마가 뒤따라 갈께! 앞장 서!"
자신감 있게 패달을 박차고 달려가는 준이를 뒤따르며 괜히 뭉클해진다.
'녀석, 언제 저렇게 커서 혼자 잘 달리네!
열심히 달려라, 엄마가 방향을 제시하기보다 너가 원하는 방향으로 달려라'
자전거를 타다가 갑자기 준이의 인생 방향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나를 보며 웃음이 난다. 그러면서 혼자 결심을 한다.(결심은 매일 한다. 무너지고 또 무너져서 문제지만) 준이에게 내가 원하는 길을 주장하지 않겠다고, 나는 그저 지금처럼 자전거 타듯이 뒤따라가며 위험한 상황이 없는지, 차가 어디에서 오고있는지, 언제 멈추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며 그림자가 되어야겠다. 빛을 향해 걸을 때 그림자는 결코 앞서가는 법이 없다. 준이가 자신의 빛나는 미래를 향해 걸어갈 때 믿고 지지하며 응원해야겠다.
오늘도 준이를 통해 엄마를, 삶을 배운다.
나는 아직 많이 모자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