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를 마치고, 오늘도 오붓한 강릉
설 연휴가 시작되었다. 꽉꽉 채운 일정으로 방학을 보내고 있던터라 휴식을 좀 보내야겠다 싶어서 이번 설에는 여행을 준비했다. 그래도 어른들의 얼굴을 뵈어야 하는 숙제로 금요일은 시댁, 토요일 설 당일은 친정을 방문하고 친언니가 있는 강릉에 왔다.
오붓한 강릉, 형부가 건물을 짓고, 내가 이름을 짓고, 언니가 여행자들의 오붓한 시간을 짓는 곳.
오붓하다.
홀가분하면서 아늑하고 정답다.
나의 삶 역시 오붓하길 바라며 나의 필명도 ‘오붓한 일상’. 이 곳을 짓고 운영하는 언니네도 오붓하길 바라고, 여기에 오는 사람들도 정다운 시간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 이름. 그래서인지 그만큼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성을 지닌 공간이다.
매년 휴가철마다 이번에도 또 강릉?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돌아보면 나의 여행지는 언제나 이 곳이었다. 준이를 뱃속에 가졌을 때 혼자 차를 끌고 바람을 쐬러 오기도 했었고, 부부싸움을 하고 남편에게 말도 없이 차를 끌고 달려온 곳도 여기다. 바다에 돗자리를 깔고 바람을 쐬면서 생각을 비우고 고민을 덜어냈던 곳. 지금은 형부가 작업실 겸 게스트룸을 마련해 언제든지 찾아와도 내 몸 하나 누을 수 있는 곳이 되었다. 가끔 일 손이 부족하면 아르바이트를 하러 오기도 했다.
이번 여행은 4박4일을 계획하고 있다. 토요일 밤에 왔으니 일요일 아침부터 일정을 시작한다. 일요일은 설악산 케이블카를 타고, 월요일에는 오죽헌과 화폐박물관에 가보려고 한다. 틈틈히 바베큐와 맛있는 음식은 덤! 남편은 화요일 아침 열차로 일하러 가고, 나는 준이와 이틀을 더 머물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책을 펴고 책상 앞에 앉지 않아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자연을 느끼며 배우는 시간을 준이에게 선물하고 싶다.(라고 좋은 엄마 모드로 썼지만 조금 전에는 빨리 자라고 인상쓰며 한마디 했다ㅋ)
숙제를 끝내고 왔더니 피곤이 몰려온다.
케이블카를 타려면 아침 8시30분에 매표소에 가야 티켓을 살 수 있다고 하니 얼른 자자.
#라이트라이닝
#라라크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