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의 마지막날이다.
지난 주말부터 나와 준이는 복직이 코 앞에 다가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위해 서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나는 새벽까지 넷플릭스를 보며 "며칠 안남았어!"를 외치고 있고, 준이는 "이제 며칠 안남았으니까 ~ 해줘~"라며 응석을 부린다. 내 마음도 이렇게 싱숭생숭한데 준이라고 아무렇지 않을까. 1년동안 단짝처럼 붙어다녔는데 앞으로 다가올 허전함이 걱정이다.
하지만 마음을 단단히 붙들어야 한다. 서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온거라며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할 일을 하자고 다짐한다. 준이에게도 좋은 기회라며 화이팅을 외친다.
오늘 아침, 준이는 "엄마한테 편지 쓰고싶어!"라고 말하더니 방에서 꼼지락 꼼지락 뭔가를 만든다. 그러더니 방에서 나와 불쑥 봉투 하나를 건낸다. 편지였다.
"
그동안 고마웠어요.
그동안 힘들었을텐데...
사랑합니다.
"
이 녀석, 결국 나를 울린다.
힘들었을텐데...라고 적은 이유가 뭘까.
매일 옆에 딱 붙어서 해야 할일을 늘어놓는 엄마 때문에 준이도 힘들었을텐데 나의 힘듦을 보고 있었던 걸까. 괜히 미안해진다.
그러는 와중에도 나는 내일부터 달라지는 일상에 적응시키기 위해서 여러번 일정을 설명하고 신신당부를 한다. 낮 시간에 엄마가 없을 뿐 달라지는 건 없다고 준이가 마음을 단단하게 먹도록 말을 한다. 준이는 서운해 하면서도 금방 괜찮아질텐데 사실 나 스스로 사무실에서 버텨내야 하는 외로운 시간을 위해 마음을 다 잡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자고 있는 준이를 꼭 안아주고 다시 앉아 글을 쓴다. 잠들었어도 엄마의 온기를 느낄 수 있겠지. 너에게 받은 온기로 내일 새로운 시작을 힘내서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그동안 고마웠어.
그동안 너도 힘들었을텐데...
사랑해. 아주 많이. 너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그리고, 앞으로 잘 해나갈거라 믿어.
너를 믿어 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