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Parents
더운 여름이 깊어지면서 가는 공간마다 에어컨으로 냉기가 가득하다. 준이도 덥고 찬 공기를 반복해서 맞다보니 며칠 전부터 목소리가 잘 안나오고 킁킁거리기 시작했다. 비염이 있어 고생인데 심지어 코감기까지 걸리고 만 것이다. 주말을 이용해 병원에 다녀왔지만 나아질 기미가 없다.
몸이 좋지 않으니 하교 후 숙제 전쟁이 시작되었다. 증상이 심한 며칠 동안은 너무 힘들어 하길래 숙제와 학습을 조절해주었는데 일주일이 넘으니 밀린 분량이 많아지고, 방문영어 선생님의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몸이 안좋다고 말해뒀지만 마냥 안할 수도 없는 일.
일주일 정도 쉬었으니 이번 주는 끝낼건 해야해라며 준이를 밤11시가 넘도록 밀린 학습을 끝내게 했다. 피곤하고 코가 막히니 아이는 힘들어 하면서도 끝내야 한다는 엄마의 말에 끝까지 해내고 자러간다. 이렇게 하는게 맞나 고민이 된다.
준이는 ADHD 진단을 받은지 2년이 되었다. 7살 5월에 유치원 선생님의 조심스러운 제안으로 검사를 받았고 진단을 받은 뒤 약 복용과 놀이치료 등을 하고있다. 일찍 발견한 덕에 학교 생활은 큰 무리 없이 잘 하고있고, 약도 큰 부작용 없이 이제는 스스로 시간이 되면 잘 챙겨먹는다. 이렇게 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불안감이 높은 나와 준이가 합을 맞추기 위한 2년여의 시간은 전쟁같았다. 그래도 감사하다.
준이를 '평범한 아이'로 키우는데 가장 신경썼던 것은 루틴 만들기. 습관을 만드는 것이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 같은 사람, 같은 할일을 해내도록 일상의 패턴을 만들었고, 새로운 공간과 사람에 적응하는데 남들보다 1.5배의 시간이 걸리를 준이를 위해 기다리고 기다리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하기 위해 유치원 선생님과 1학년 담임선생님의 도움이 컸다. 유치원 선생님은 준이의 상태를 잘 알고계셨기에 준이가 불안한 반응을 보이거나 어려운 상황에도 지켜봐주셨고, 아이의 성장을 지원하셨다. 준이는 다행히 폭력성은 없었고, 불안한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했는데 이를 위해서 선생님은 언제나 기다려주셨고 들어주셨다. 그렇게 성장해 학교에 입학했고, 두어번 소동이 있긴 했지만 육아휴직을 하며 아이들 돌보던 시간이 있었던 덕에 준이는 안정감을 가지고 학교에 적응할 수 있었다. 1학년 선생님께 준이의 상태를 알린적은 없었다. 그래도 큰 무리없이 잘 지나간걸 보면 준이 스스로 잘 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 같다. 기특하다.
지금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같은 학원과 학습, 숙제, 예체능 활동을 하면서 일상을 보낸다. 하기 싫어할 때도 있지만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을 하며 해내려고 한다. 물론 엄마인 나의 재촉도 있지만 본인 스스로도 해내야 한다는 인식은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나도 인간인지라 때로는 다그치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아니 대부분 혼란스럽다. 한편으로 ADHD의 특성을 가진 아이에게 공부는 좀더 천천히, 긍정적으로 표현하고 말해야한다는 것도 알고있지만 매 순간 그러지 못하는 나를 보며 스스로 자괴감에 빠질 때도 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또 반복한다. 준이도 습관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 처럼 나 역시 준이를 향한 건강한 양육 방식을 습관화 하기 위한 시도를 하는 것이다.
"습관 만들고 싶다면 이름을 붙여라"
습관은 만들었지만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해 내야 하는 것' '달성하기 위한 일' 보다 이름을 붙여 재미있는 미션으로 인식하게 하고
수행하면서 성취감과 재미를 맛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나 역시 "해라~" "빨리해~" 라면서 에너지를 쓰기보다
준이의 즐거운 얼굴을 보며 그 시간이 소진되지 않도록 즐기고 싶다.
2년의 시간, 준이는 많이 성장했다. 지금도 자라고 있고, 요즘들어 생각이 자란것을 느낀다.
다만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들을 더 많이 만들어야겠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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