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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태양이 쨍쨍

by 오붓한일상

한동안 비가오고 하늘이 회색이었다. 언제 비가올지 몰라 우산을 들고 출퇴근을 하고, 비가오면 신발이 젖는 것이 싫어 얇은 끈으로 지탱하는 샌들을 신고 다녔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와 장마는 주말에도 놀러가기 어려운 날씨를 선물했고, 그 선물은 그닥 즐겁지 않았다.


요 며칠 저녁 선선한 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오랜만에 태양이 쨍쨍하다. 그동안 구름에 가려져 얼굴을 보지 못했다며 나 여기있다고 있는 힘껏 빛과 열기를 내뿜는다. 덥다고 생각하면서도 쨍쨍한 태양이 반갑기도 하다.


오늘은 사무실에서 아무 미팅도 없이 책상 업무만 가볍게 보다가 퇴근 예정이다. 며칠 간 신임 구청장과 행정국장의 업무보고를 마쳤고, 다음주에는 새로 구성된 구의회에 가서 업무보고를 해야한다. 나는 발언권이 없어서 딱히 할 일은 없지만 가서 자리에 앉아 지루한 잔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건 이래야지요, 이 사업은 왜 이렇게 했죠? 어쩌고...등등등" 녹취록을 남기기 위한 많은 말들은 일희일비 하지 않기로 하고 오늘은 기분좋게 태양을 느끼며 6시 퇴근해야겠다.


주말이다. 일요일에 당직을 하러 출근해야 한다.

그 날도 태양이 쨍쨍했으면 좋겠다.

일 하기는 싫어도 비가오는 흐린 날씨 보다는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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