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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평범한 말의 특별함

너무 빠른 엄마 조금 느린아이_ADHD 성장 기록

by 오붓한일상

오후 5시쯤 준이에게 카톡이 왔다.

처음이다. 학교에 입학하고 놀이터에서 친구랑 남아 노는 경험. 1학년 때는 휴직이라 몇번 따라가 다른 엄마들이랑 놀이터에서 기다리곤 했지만 스스로 친구랑 시간을 보내는 건 처음있는 일이다.


아이들과 놀고있는 모습을 보며 기다릴 때는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떨어지는 사회성에 싸울까봐 노심초사했고, 섞이지 못하고 혼자 서성일까봐 불안했다. 그런데 태권도에 같이 다니는 친구랑 끝나고 놀고 들어가겠다니... 감격스러웠다.


신랑이 우연히 일찍 끝난다고 하길래 놀이터에 나가보라고 했다. 이 역시 불안한 마음에 가보라고 했지만 준이는 친구랑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고 놀이기구도 타며 잘 놀더란다. 멀리서 몰래 어떻게하나 보고 있었다는데 그런 아빠를 발견하더니 친구에게 아빠자랑을 늘어놓았고, 아빠는 어깨를 으쓱이며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한참을 재미있게 놀았다고 한다. 그런 뒤로 재미를 붙였는지 기회만 생기면 꾸준히 놀이터 시간을 갖고 들어온다.


우연히 쉬는 날 태권도학원에 데려다주다가 그 친구를 만났는데 반갑게 아는채를 했다. 준이랑 잘 놀아주어 고마운 마음도 있었고, 앞으로도 잘 지내렴 하는 마음이았다.


워낙 애들이 많은 동네에 살다보니 우르르 몰려 뛰며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우리 준이도 저런 때가 오려나 했는데... 3학년이 되더니 마음도 생각도 자랐나보다. 기특하다. 많이 컸구나.


애들이 다 그런거 아니야? 라고 누군가는 묻겠지만 이런 평범함이 특별한 일이 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일상이기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된다.


준아, 우당탕 해도 잘 커주어 고맙다.

앞으로도 너의 삶을 응원해, 화이팅!



#라라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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