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빠른 엄마 조금 느린아이_ADHD 성장기
어제 저녁 준이는 한껏 들떠서 거실로 휴대폰을 들고온다. 친구가 화상통화를 걸어서 대화를 해야하는데 자신의 폰은 카메라가 잠겨있어서 얼굴을 보여줄 수 없다며 열어달란다. 화면에는 동글동글한 남자아이의 얼글이 보인다.
통화를 잠시 끊고 이것저것 눌러봤지만 카메라는 켜지지 않았다. 한참을 하다가 준이는 “참! 카카오 페이스톡 하면 되잖아~!” 전화를 걸더니 방에 문을 닫고 들어가 깔깔 거리며 친구와 통화를 한다.
사회성이 걱정이던 아이는 여전히 어려움을 느끼는 순간이 있지만 친구와의 대화는 무리없이 잘 해내는 듯 했다.
친구가 생긴다는 것, 부모와 점점 떨어져 자신의 세계가 만들어지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느끼자, 서운한 수간도 있다)
얼마 전 준이와 손을 잡고 걸어가는데 또래 여자아이 셋이 걸어온다. 그 순간 준이는 내 손을 뿌리치고 바지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나는 어랏! 이 녀석 봐라~~!! 벌써 여자아이들 눈치를 보네!?ㅋㅋ 웃음이 나기도,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앞으로는 이런 순간이 더 자주 오겠지? 사람을 좋아하는 준이가 더 넓은 세상에서 많은 이들과 섞여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지하면서 거리두기를 할 준비를 해야지.
준아, 너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걸 축하해. 너의 이름처럼 맑고 기쁘게 그렇게 살아가길 바란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