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었지만 모른척 하고싶던 일들
4월이 되었다.
매일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건만 깊은 우울감과 답답했던 나는 무엇을 먼저 해야할지 걱정의 시간을 보내며 벗어나오지 못했다.
이제 정신을 좀 차리고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기록해본다.
준이는 학교 생활을 잘 하고 있다. 여기서 학교생활은 방과후를 제외한 시간들이다.
물론 방과후도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지긴 했으나 선생님께 ‘언제끝나요?’라는 질문을 계속 하는걸로 봐서는 아직 집중하는건 어려워 보인다.
5교시 수업이 끝난후에 1시간 30분을 꽉 채워서 하니 힘들법도하다.
얼마 전 약 용량을 조절했다. 그동안 복용하던 약은 집중력을 높여주긴 했지만 유지 시간이 짧고, 예민해지고 식욕부진의 부작용이 있었다. 5교시 정도까진 괜찮았는데 그 이후부터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학원에서는 교실 밖으로 나가거나 교실 안을 돌아다니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6명의 적은 인원인데도 학원 학습을 어려워하는데 거기에 약 효과가 줄어드니 더 어려웠던거다.
시간을 길게 유지하는 약으로 바꾸고, 몸무게가 늘어난 만큼 다른 약도 조절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 매우 성공적이다. 눈에 띄게 안정적인 소통과 언어 표현이 보였고, 차분해진 행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영어학원에서는 교실 밖으로 나오진 않지만 2번의 수업 중 2교시를 버티기 힘들어해서 결국 그만 두었다. 1:1로 케어받고 싶어하는 성향은 학원 생활을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고, 계속되는 질문과 언제끝나요 질문 폭탄에 다른 아이들에게도 피해가 가는 듯 했다. 학원에서는 큰 문제로 여기진 않았지만 준이 역시 제대로 학습을 하고 있는 것 같진 않아 그만 두게 되었다. 그리고 1:1을 원하는 성향을 문제로 바라보지 않고 존중하여 집에서 1:1 학습이 가능한 방법을 찾기로 했다. 사실 적지 않은 학원비를 내면서 배우고 오는 데 집중하지 못하고 돌아오는 아이를 다그치는 것도 못할짓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행 착오가 있지안 준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슈퍼에 가는 길에도 숲처럼 빼곡한 학원들 사이를 지나야하고, 몇 개씩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 사이에서 성장해야하는 환경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준이의 속도에 맞추어 차근차근 나아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 것이라 기대한다.
느리게 가도 방향이 맞으면 된다. 넓은 세상을 배우고, 삶에 대한 태도를 익히고, 일상을 잘 살아가는 것 만으로도 이미 삶의 반은 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