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엄마는 나보다 소중한게 생겼나봐

육아휴직, 아이 마음 읽어주기

by 오붓한일상

토요일 하루를 잘 보내고 저녁 자기 전이다.

미세먼지가 심했지만 오랜만에 한강공원에 나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도 만나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고 돌아왔다.


신이난 준이는 흥분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뭔가 이야기를 하면 듣는둥 마는 둥 하기 일수였다. 잘 준비를 해야한다고, 물건을 정리하라고 여러번 이야기를 하는데 안듣길래 좀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했는데 준이는 짜증을 내며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버린다. 나 역시 화가 나 준이가 널부러트리고 정리하지 않은 책가방과 학원 가방을 방으로 던져 넣으며 말도 안듣는다며 큰소리를 내고 말았다.


준이는 울음을 터뜨렸고, 정리를 한 뒤에 거실로 나와 소파에 걸터 앉은채 말했다


“난 이제 알았어! 엄마는 나보다 소중한게 생긴거야!”


마음이 쿵 내려앉는다.

준이는 공부를 시킬 때 종종 자기보다 공부가 더 좋으냐며 서운함을 표출한다. 그리고 교회를 다녀오는 날이면 하나님보다 자기가 더 좋냐고 묻고, 아빠가 더 좋다고 하면 자기를 더 좋다고 할때까지 되묻는 아이다. 그런 아이의 마음은 잘 준비를 더디게 했다고, 자신의 물건 정리를 하지 않았다고 화를 내는 엄마를 보며 자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나보다.


태어난지 8년만에 자신과 종일 함께 있어주는 엄마인데,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엄마의 포근함과 미소를 종일 누리기만 해도 부족할 시간인데 내가 너무 매정했나 생각한다. 순간 마음이 누그러지면서 이리와봐, 포근히 안아주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준이는 아기처럼 으앙~하고 울어버린다.


“엄마는 준이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해. 그건 절대로 변하지 않아.”


눈을 반짝이며 안도의 표정을 짓는다. 아이를 안심 시킨 뒤, 그래도 해야할 일을 먼저 해야한다고 가르치는 건 빼먹지 않는다.


아이에겐 부모가 우주라고 했다. 우주가 흔들리면 세상이 불안해진다. 내가 안정감을 가지고 준이를 대해야 한다. 목소리를 높이지 말고 편안하게 준이에게 다가가야한다. 예민해지지 말자, 나 부터 잘 조절하자.


오늘도 글의 끝은 반성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글을 쓰다 보니 정리되는 생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