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겪을 수 있는 일, 겪었던 일
요즘 준이는 학교 끝나고 바로 놀이터를 가서 한시간 정도 신나게 놀고 집에 들어온다. 학원에 가는 아이들이 갈 때쯤 집에 가자고 부르는데 집에 가서도 여전히 놀이 모드여서 책펴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그건 그렇고.
준이 반에 유독 개구쟁이인 아이가 있다. 준이 뒷자리에 앉는 친구(이하 A)인데 입학식날에도 목소리가 크고 말을 잘하길래 인상 깊은 아이였다. 지난 공개수업 때는 더 커진 목소리로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순간마다 말을하고 까부는 행동을 하길래 소리에 예민한 준이는 괜찮을까 했다.
준이는 집에서 가끔 친구들 이야기를 하는데 A의 이름이 나올 때에는 개구쟁이다, 웃기는 행동을 한다, 배꼽을 보여주기도 해서 친구랑 저런 행동을 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잠시 A에게 영향을 받아 준이도 우당탕탕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길거리에서 만날 때 “준아! 잘가아~!” 하며 인사도 반갑게 하고 수업 시간에 하는 이야기들도 수업 내용과 완전히 동떨어진 이야기는 아니라서 큰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보다 나는 우당탕탕하지 않는 준이에게 고마워 하는 것이 더 중요했고 신경쓰이기 때문에 다른 아이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놀이터에서 자주 보는 엄마 중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잘 하는 엄마가 있었는데 가끔 조심스럽게 A의 이야기를 꺼낸다. 준이는 집에서 A의 이야기를 하냐는 말이었다. 준이도 나도 그러려니 하고 있던 터라 ‘개구쟁이라는 말은 하는데 그 정도이다’ 라고 했더니 요즘 A의 엄마가 계속 학교에 와서 선생님을 만난다고 한다. 자기 아이가 학교에서 보고 이야기 하더란다.
사실 조금 놀랐다. 아...이렇게 말이 도는거구나. 만약 준이가 ADHD라는 것을 몰랐고 유치원에서 처럼 우당탕탕하며 학교를 다녔다면 매일 학교에 가야했던 엄마는 내가 되었겠지. 공개수업 하던 날 A의 엄마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아이랑 너무 안맞아서 힘들다. 학교가 더 길면 좋겠다.” 막연히 그 엄마의 마음이 어떨까, 준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계속 전화가 왔던 때가 떠오른다. 그때 내 마음은 종잡을 수 없었고, 수화기를 들고 선생님과 대화하다가 울먹이던 때도 있었다.
그런 마음이 있던 내가 이제와서는 한편으로 A가 있어서 준이의 우당탕탕이 가려지는 것은 아닐까 얄미운 생각도 한다. 그저 준이가 잘하고있는 거겠지만 엄마의 노파심은 항상 내 새끼가 선생님 눈에 안띄길 바랄 뿐이다.
난 A를 탓할 수 없다. 거부감을 가지고 A를 보며 내 아이의 공부를 방해하는 존재로 낙인찍고 싶지 않다.
준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 처럼 준이의 친구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지.
아이는 아이고 엄마는 엄마일 뿐 왜 저렇게 키우냐는 다른 엄마들의 시선도 따라가지 말아야지.
준이 또한 누군가에게 그렇게 인정되길 바란다.
그렇지 않더라도 나는 사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