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근한 등과 목근육,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
내일, 아니 새벽이니 오늘이라고 써야겠지. 요청받은 강의가 하나 있다.
휴직하고 있는 직장에서 하는 주민 참여 사업 대상자를 위한 교육이다.
동대문구 문화자원과 재단의 사업 소개를 요청받았다.
오랜만에 문서를 만들기 위해 맥북을 켰다.
요즘 내 맥북은 EBS 초등사이트가 가장 오래 켜져 있는 중인데
PPT를 열고 엑셀과 한글을 열어 이것저것 문서를 편집해 강의자료를 완성했다.
오랜만에 작업을 하려니 머리도 멈추고 너무 하기 싫은 마음이 들어 미루고 미루다가
새벽2시에 일어나 3시간 바짝 작업을 하고 마무리 했다.
이메일 전송 완료. 내일 아침 담당자가 열어보고 강의실 컴퓨터로 옮겨두겠지.
혹시 오류가 있을지 모르니 USB에도 챙겨둔다.
재단 사업 소개 페이지를 만들면서 작년에 진행했던 사업들의 사진들을 열어보았다.
요즘 일상과 비교하면 이 많은 일을 어떻게 했나 싶다.
물론 나 혼자 한건 아니지만 팀장이라는 자리는 항상 부담스럽다.
사무실에 가면 당장 사표를 쓴 직원의 업무를 다른 팀원들에게 나누는 업무분장을 해야한다.
문화재단 사업과 동떨어진 경력을 가진 사람을 뽑더니 결국 3개월을 못버티고 그만둔단다.
당장 10월에 진행해야 하는 2억짜리 축제 사업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다고 한다.
가끔 그룹웨어를 들여다보며 이 친구 문서는 올라오는게 없네... 싶었는데
심지어 며칠전 대표이사에게 조기복귀를 요청하는 전화까지 받았다.
사업을 잔뜩 우리팀으로 몰아놓고, 사람은 안붙여주면서 팀장이 공석이니 수습이 안된다고 한다.
휴직 한참 전 부터 계약직이라도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계획했던 휴직 일정보다 1개월반을 미루고 들어온건데
대안이 필요하다고 했던 말들은 듣지도 않더니 이제와서 발등에 불이다.
일찍 돌아가지 않겠다고 마음을 정하고 가야지.
나를 필요로 한다고 후루룩 국수가락을 빨아들이듯 달려갔던 시기는 지났다.
내가 필요할 때 선택하고 움직이는 힘이 생겼고,
조직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작은 강의 하나 준비하면서 또 쓸데없이 많은 생각을 한다.
그냥 가볍게 떠들고 와야지.
그러고 집에 돌아와 준이랑 알콩달콩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지.
그래도 오랜만에 일을 하니 살아있는 느낌이 들어 좋다.
한줄요약 : 일로 존재감을 찾기보다 일상의 소소함을 통해 나를 찾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