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지 대한민국인지 헷갈리던 여행
경기도 다낭시라고 들어봤는가? 한국 사람들이 물밀듯 몰린 탓에 한국말이 더 많이 들리고, 심지어 가게 간판과 메뉴에도 한글이 가득하고 점원과 한글로 소통하는 나라, 베트남.
타국을 경험하고 영어를 쓰면서 영어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려고 선택한 해외여행이었는데 나라를 잘못 선택했다. 베트남은 대한민국이었다. 웃음이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새벽 도착 후 짧은 잠을 잔 뒤 맛있는 조식으로 아침을 연다. 역시 신라호텔이야~ 라며 양식, 한식, 베트남식으로 꾸며진 메뉴에 감탄하며 배를 가득 채웠다. 아침 7시부터 시작된 아침식사에도 준이는 피곤한 기색없이 바짝 구워진 베이컨을 육포 뜯듯 열심히 먹는다.
첫 번째 일정은 스톤마사지. 나와 신랑 중에 누군가 준이와 밖에서 같이 있어야 하나 했는데 최근 집에서 오일과 괄사로 마사지를 경험했던터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간지러워요, 발 만져주는게 제일 좋았어요, 또 하고싶어요. 다행이다.
다음은 오행산. 대리석으로 이루어져 마블마운틴이라고 불리는 그곳은 멀리 탁트인 경치가 참 좋았다. 태양이 내리쪼이며 많이 더웠지만 사원 구석구석 석상과 향냄새는 자연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유독 손바닥 크기만큼 큰 날개를 펄럭거리며 새 처럼 날아다니는 베트남 나비를 보며 더운곳에서 웃자란 키만 훌쩍 큰 식물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첫째날 일정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즐긴 호이안 구시가지 전통거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만큼 베트남, 일본과 중국, 프랑스의 건축문화가 섞여있어 이국적이면서도 동양적인 느낌이 혼재되어 있었다. 골목에는 아기자기한 가게들과 화려한 옷, 카페, 펍, 잡화를 파는 곳이 있어 구경할 것들이 많았다.
풍흥의 집, 내원교, 떤키의집, 관운장사당도 다녀왔는데 가장 부자였던 사람이 살았던 곳, 홍수가 잘 나는 곳이라 물이 1층을 다 채웠던 표식이 있던 곳, 명함을 두고 가면 행운을 가져다 준다던 곳 등 재미있는 일화가 있었다. 사실 너무 더워서 어디가 어디였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좋았다는 느낌을 가졌으면 충분!
땀을 한껏 흘리고 들어간 카페에서는 베트남 코코넛커피를 시원하게 마셨다. 고소하고 달콤한 맛의 코코넛우유가 스무디로 가득 담겨 에스프레소를 부어주는 커피였는데 그대로 한국으로 가지고 오고 싶을 만큼 너무 맛있었다. 베트남에 있던 내내 카페에서는 항상 선택하는 메뉴였고, 한국에서 먹는 맛과는 달리 진한 맛은 감동이었다. 꼭! 먹어보시길!
여기저기 둘러본 뒤 선택 관광으로 씨클로를 탔다.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아주는 고마운 분을 뒤로하고 내리쬐는 태양을 온몸으로 받으며 전통거리 골목골목을 내달린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어이~! 어이~!"하며 길을 뚫으며 알록달록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는다. 1인승이라 준이도 혼자 탑승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며 스스로 즐긴 시간을 행복해 했다.
베트남 가정식을 저녁으로 먹고 야시장을 둘러보는 자유시간.
가이드가 한국사람들이 돈을 쓰려고 온다는 걸 아는 야시장 사람들에게 바가지를 안쓰는 방법을 알려준다.
1. 사고싶어하는 눈치와 표정을 하지 말고 담백하게 가격을 물어본다.
2. 1차 가격을 듣고 "깎아줘요"라고 말한다. 한번 낮은 가격을 부르는 상인.
3. 2차 "좀더 빼줘요"라고 말한다. 안된다고 하면서 한번 더 낮은 가격을 부르는 상인.
4. 3차 "에이~ 안사요"하며 뒤돌아 간다. 쫒아오는 상인 좀더 낮은 가격을 부른다.
5. 적당하면 구매하고, 한번 더 흥정을 하며 깎고 구매한다.
처음 부른 가격보다 40% 정도 더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하다.
호이안은 물소가죽 제품이 유명하다. 가죽제품 가게가 많이 있었는데 가방이 필요했던 차에 바가지 안쓰는 방법으로 도톰한 가죽의 크로스백을 하나 장만했다. 처음에 45$를 부르던 상인은 흥정하다가 우리가 뒤돌아 나가자 34$달러까지 가격을 낮췄고 다시 돌아가 구매했다. 가죽의 질도 좋았고, 색감도 딱 마음에 든 가방을 4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사고나니 할일을 다한 것 같은 느낌이, 역시 여자는 가방이 최고인가!
베트남에 오기 전 부터 망고를 잔뜩 먹고 와야겠다고 결심한 우리가족은 자유시간이 끝날 무렵 과일가게에 가서 망고도시락을 구매했다. 묵직한 봉투를 들고서 다 함께 만나 소원초 띄우기를 하러 투본강 배에 올랐다. 저녁이 되니 살짝 선선한 바람도 불고 여기저기 반짝이는 조명이 아름다움을 한껏 올려주었다. 초를 띄우고 준이는 노를 저어보기도 하고 즐거운 하루를 마무리 했다.
많이 더웠다. 일주일 흘릴 땀을 하루만에 다 흘린것 같았다.
하지만 많이 즐거웠다. 타국에 오니 피곤했던 일들은 잊고 눈에 보이는 귀에 들리는 새로운 것에 집중하며 마음의 즐거움을 찾는다. 잘 왔다고 생각했다. 내일은 또 무슨 일이 있을지, 어디를 갈지, 무엇을 먹을지 기대하며 푹신한 침대에 몸을 누인다.
한줄요약 : 여행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