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별난 하루 [YOU, 별난 이야기]

준이와 전시 관람 기록

by 오붓한일상

금요일인 오늘은 준이가 4교시면 밥을 먹고 집에 돌아오는 날.

하교를 하면서 대부분 놀이터로 몰려가 1시간 정도 놀다가 집에오곤 했는데 오늘은 마치 물 속을 걷는 것 마냥 너무 습하고 더워 실내에서 재미있는 걸 해보자 하고 볼만한 전시를 찾아보았다. 최근 소소한 사건들이 있어 나도 준이도 일상을 좀 벗어나야겠다 싶었던 시기라 머리를 식힐 활동이 필요했다.


가벼운 체험이 포함된 [YOU, 별난 이야기] 전시를 찾게되었고, 학교에서 나온 준이를 만나 놀이터 갈래? 전시보러 갈래? 물으니 전시를 보겠다고 선택! 자, 출발이다~


집에 책가방을 던져두고 음료와 젤리를 챙긴 뒤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준이는 대중교통 타는 것을 좋아해 차가 없는 날에도 멀지 않은 곳은 어렵지 않게 다녀오곤 한다. 전시 장소는 고양아람누리(그때 까진 그렇게 알고 있었다)까지는 버스로 5정거장이니 언제 도착하냐는 준이에게 이제 금방이야~라고 대답을 했고 일산동구청에서 내리면 되! 지금 내려야해!


(첫번째) 그.런.데

내리고 보니 일산경찰서... 준이가 분명 여기 아닌것 같은데, 라고 말했는데 아니야 여기 맞아...라고 자신있게 내렸는데 한정거장을 먼저 내린것이다. 다행히 바로 오는 버스가 있길래 얼른 올라타며 "미안해~ 준이 말이 맞았네~" 한정거장을 더 가고 내려 뜨거운 태양아래 습습 탁한 공기를 마시며 고양아람누리 갤러리에 도착했다.


(두번째) 그.런.데

문 앞에 붙어있는 종이에는 [휴관중]

아니, 이건 무슨 일인가?!?!


고양시에는 두개의 아트센터가 있다.

일산구에 있는 고양아람누리와 덕양구에 있는 고양어울림누리.

두 곳 모두 고양문화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전시 정보를 보고 (내가 일산에 살고 있으니) 나는 당연히 '고양아람누리'에서 하는 전시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 이 더운날 준이를 데리고 아람누리에 대체 뭘 하러 온건지...


잔뜩 기대한 준이는 "여긴 아무것도 안해요? 그림 그리는거 하고 싶은데 여긴 못해요?"

너무너무 미안한 나머지 여러번 사과를 하고 "어울림누리로 다시 가야하는데 괜찮겠어? 너무 더운데 집으로 갈까?" 심지어 어울림누리는 버스는 한참 걸리고, 지하철역은 거리가 있어 마을버스를 놓치면 한참 기다리거나 걸어야 하는 위치에 있어 더 고민이 됐다. 이 더운날, 왜 나는 확인을 제대로 안했을까... 버스도 잘못 내려서 다시 탔는데 준이를 데리고 또 다시 길을 떠나야 하는데 마음의 부담이 무거웠다.


준이는 그곳에 가면 그림을 그릴 수 있을 지 한번 더 묻고는 "어울림으로 갈래요" 대답한다.

이 녀석은 가끔 의외의 대답을 한다.

땀을 흘리면서도 힘들어요 한마디 안하고 가자고 손을 잡는다.


그래 그럼 한번 가보자! "출바알~!" 나도 다시 힘을 내 지하철역으로 들어간다. 정발산역에서 마두역, 잠시 대곡역에서 논밭의 풍경을 구경하고 다시 지하로, 화정역 하차. 마을버스가 떠나 택시를 타고 드디어 도착했다.

전시는 예상처럼 재미있었다. 소소한 체험들이 있었고, 평일이라 드문드문 아이와 함께 온 관객들만 있을 뿐 준이가 관심있어 하는 작품들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시간을 줄 수 있었다.


1. 휴식과 만난 예술 : 손민형, 최지수, 황선태

2. 놀이와 만난 예술 : 민서영, 윤대원

3. 과학과 만난 예술 : 윤성필, 김태은


화사한 색채가 담긴 회화부터 평화로운 오후의 빛을 담은 작품들

로블록스를 활용한 게임과 센서로 반응하며 관객을 연결하는 체험 작품

자석을 넣은 신발을 신고 철판위를 걸어보고, 센서 버튼을 누르며 새로운 영상의 반응을 살피고

드로잉과 테이핑으로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체험 등...


준이는 이것 저것 해보며 활동지에 스티커도 붙이고 깔깔깔 웃기도 하고, 몸도 움직이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나 또한 오랜만에 전시장에서 관계자가 아닌 관객으로 재미있게 참여하며 웃을수 있어서 참 좋았다.


준이의 만족도는 높았고 나오는 길에 8월 초에 예약해둔 전시를 알려주며, 자주 보러 오자고, 오늘은 우당탕탕 준이가 아니라 우당탕탕 엄마였다고, 다음에는 잘 확인하고 출발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돌아오는 길에는 한번에 무사히 귀가!

고생하며 찾아갔지만 이것 또한 추억이라고,

오는 길에 이런저런 장난을 치며 즐거운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고,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보다

여기저기 다니며 세상을 더 넓게 볼 수 있게 해주겠다고

다시한번 마음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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