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 째 나는 바람에 꺾인 나무 시체를 찾아다닌다

오늘 날씨 흐리고 바람 강함

by 모호씨

봄에 난 작은 태풍에

난 가만히 바람 맞고 있는 나무나 보았다

바쁜 걸음 사람보다

우산없는 처지 걱정보다

나는 위태하게 흔들리는 잔가지들이나 보았다

꺾이면 묻어야지

사람 마음도 더러 이런 바람에는 날려갈 테지

꺾이면 핑계나 삼아야지


삼일 째

나는 바람에 꺾인 나무 시체를 찾아다닌다

핑계 삼아 묻을 어쩔 수 없는 나를 찾아다닌다

세상은 늘 크다

크기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불편하게 가늘고 높아

위태할 때는 앞뒤로 오륙미터는 왔다갔다

움찔 발을 뒤로 옮기면

놀리듯이 또 고추 서는 네 놈

그래 네가 나보다 더 난 놈

괜히 날려간 쓰레기만 발로 꽝 밟고

더 큰 태풍에나 지자 종이 앞으로 또 앉았네


마음이 무거워지는 수세를 안다

점유율이라고 표현하는 수치가 8대 2는 되어서

8분은 공만 쫓고

고작 2분을 공을 잡다 빼앗기고

그래도 몸을 던져 막을 곳을 막다보니

결과란 것은 공평하게 0대 0


넓은 곳에서는 비웃음을 당하여도

2미터반 높이에 7미터 반 넓이는 어떻게든 막아보렴

세상이 그렇게는 다정하면 좋겠다 싶네


흔들리는 것은 지는 것이 아니고

흔들리는 것은 비웃을 일도 아니고

뿌리만 안 들리면 바람 끝나면 나는 남고


쫓다 한 헛발질이나 빈 잔디를 태클하는 일이나

쩔쩔매며 뒹구는 일만으로는 지지 않는단 말이야


상석아

흔들리는 구나

상석아

뺨이 달았구나


너는 네 2미터반 7미터반은 알고 있지 않니

잔뜩 쪼그라들거나

잡고 내주어 흔들게나 하거나


세상 일이 그렇게는 다정치는 않겠지만

수가 없으니 너는 너의 게임이나 하자


삶이 점수모아 1등하는 게임이라면 또 몰라도

삶이란 게 서바이벌 살아남는 게 장땡이라면

휘슬처럼 바람이 멎을 때까지는

흔들려도 발꼬락 말아쥐고 버티어나 보자 임마


디디피에 가면 오뚜기 같이 안 넘어지는 의자가 있어

빙글은 돌아도 신기하게 안 넘어지더라

여자 애들 치마 들추면서 넘어져 보자 애는 써도

신기한 게 신기한 게

신기한 게 너도 참 안 졌잖니


바람이 밉고 잘하는 놈이 밉고

바르셀로나도 맨시티도 뮌헨도 레알도 밉고


4분이나 되는 퍼기타임도 밉고

그래도 버티자


3일째 너를 못 묻었으니

내가 너를 인정할 게

그만 하자 눈물겹다


싫어?

그럼 나도 일단 싫어

눈물겹니


W, P 상석.



201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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