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낼 일이 없는 구두 닦던 버릇이 남아 닦는 수고가

오늘 날씨 먼지에 또 비도

by 모호씨

녹슨 소리내는 늙은 기차에 앉아

나는 아버지들 구두들만 보았다

오늘은 큰나라 먼지가 잔뜩 밀려온 날이라

하늘도 화장이 안 받은 날마냥 부끄럽다 날 보지 말라 떠밀고

귓가 들리는 슬픈 노래 땜인지

안 자른 제각각 수염 땜인지

고개가 자꾸 바닥으로만 내려

난 바닥에서 제일 가까운 아버지들 구두들이나 보았다네


지금은 고작 졸리운 3시 경이나

이 시간에 지루한 낮 기차엔 어인 일인가요들

한 아버지는 발을 제기차듯 들어 빈의자를 두 개나 차지하고 앉아 스치는 창만 바라보네

내게는 그다지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어요

뽑낼 일이 없는 구두

닦던 버릇이 남아 닦는 수고가 나는 그만 슬퍼

괜한 손 가방에 찔러 우산이나 매만지며 준비를 했다네

비는 곧 내렸다


팁을 좀 받을까 재주없는 농담을 건네던 태국의 택시 기사 아저씨도

(나는 그때 그저 졸릴 뿐이라)

3년은 더 일할 수 있다 교과서만 외던 분이 서툴게 만져대던 장난감도

엄마가 기 죽지 말라고 사줬다던 평범한 새구두도 또 생각이 났다


그리고 난 선물이란 핑계로 일 년 내내 신은 내 운동화를 보았다


해가 조금 빨리 저무는 듯이 느꼈다

이제 그만 집으로 가셔요들

애들 썼어요


나는 좀 더 애를 쓸게요


(공을 붙었다 땠다 돈 계산이 느려서

얼마 안되는 팁을 못 주고 온 것이 자꾸 맘에 걸립니다


전화 한번을 못 하고 시를 씁니다

당신 생각은 했었습니다


아버지

아버지들)


W, P 상석.



201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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