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만 맑아도 몇 만은 울지 않는다

오늘 날씨 비오다 갬

by 모호씨

비에서 죽음의 냄새가 난단다

나는 몰라 몰랐는데

어느 바다에서 보내온 구름일까

나는 몰라 모르는데


형광등을 켜 둔 거실이 어둡다

밝힌 표정들이 더 어둡다

아버지가 신문을 통째 접어

나는 부고를 못 봤다

한동안은 넣지 말라며 닫아버린 우유구멍

나는 스포츠도 부고도 못 봤다


위태로운 내 아버지 어머니는

좋은 얘기만 하자 하신다

약해서 미리 등을 돌린다

낮은 곳에는 물이 모여드니까

문을 열면 집안에 온통 죽음이 가득

바다에 녹아 비가 되어 내릴래

너는 나를 피해도

나는 너를 찾아 내릴래

예쁜 유언이라도 사과처럼 남겨 준다


6월에도 7월에도 세상이 종종 시린 게

사람이 너무 많다는 똑똑한 소리도

내가 하는 소리라서 나를 찌르진 않았던 거겠지


어제는 우산 하나를 더 들었을 뿐인데

잠결에 신음을 냈다

날만 맑아도 몇 만은 울지 않는다


몇몇은 그냥 바다로 보냈고

몇몇에게는 소식을 닫았다

쌓여가는 신문지를 내가 치울 일은 없다

쌓이다가 어느새 비워진다


편하긴 했지

그러다 난 몇 일째 내리는 비에

잠결에 잦은 신음을 냈기도 했었구

너를 꼭 붙잡고 살아달라 말하면

우리 하늘에 맑은 날이 하루쯤은 늘까

내 손에 가만히 앉힌 나비라면

나는 너를 꼭 붙들고 맑은 날을 기대해야지 했다


주장이나 된 듯

사람들을 모아 말한다

왼쪽 가운데 오른쪽

왼쪽 가운데 오른쪽

왼쪽 가운데 오른쪽

네가 꼭 막아라

나도 꼭 막는다


내 사람은 바다가 아니라 꼭 땅에다 묻는다

바다는 맑은 마음으로 놀이나 하러 간다


아이는 비에다 입을 벌리고 웃으렴

나는 혼나 그러지 못했다

산성이고

또 죽음이고 해서 그랬다


W 상석.

P Dv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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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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