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휴지를 당겨 쓰는 당신 부끄러운 당황을 겪을까요

오늘 날씨 비

by 모호씨

삶은 두루마리 휴지처럼

처음보다 반팔 지름 오늘은 해가 더 빨리 지는구려

엄마는 왜 휴지를 미리 곁에 놓아주셨나

이제서야 감사하는 기억

나 부끄러운 당황을 겪을 뻔 했겠구나

어린 날의 지루함은 위험한 벼락부자라서

말도 모른 채 가장 많이 가졌었구나

점심을 시작 쯤으로 여기던 잔돈도 받지 않던 우쭐거림으로

나는 반팔 지름을 내내 방탕했었구나

사랑과 점심을 먹으면서 나는 체하기가 몇 번

내 휴지를 당겨 쓰는 당신

부끄러운 당황을 겪을까요

어떤 땅에는 장마라도 비는 오지 않아야 한다고

나는 사랑에게 비구름을 잡겠노라 허세농담을 하였다오

비에 흘려보낸 내 휴지 한칸이면

나 어느 내일엔 억만금을 치르겠다 하겠지요

나는 그리하여 정말로 가진 것이 없어서

그리하여 당신은 내게 자꾸 비싸만 집니다

잃은 일도 팔 일도 없겠군요

내 쪽에선

비구름에 어둡던 날도 밤은 더 어둡군요

내 휴지 한칸 비를 머금고 서 강으로 내달려 갑니다

그대 지루함이라도 좋은 하늘 아래에서


W 상석.

P Dominik Schrö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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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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