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하는 걸음은 못난 걸음인가요

오늘 날씨 밤비

by 모호씨

비가 창을 때립니다

나는 오랜 만에 셔츠를 입은 채 누워있습니다

아이구야 하던 더운 밤도

이제는 더는 힘을 못 쓸 듯합니다

시간은 공평하게 흘러

끝내는 여름이 다 가 버렸습니다

같은 걸음으로 걸으면

답답해하던 친구들이 생각이 납니다

하나 둘 세면서도 조급하던 보폭이 생각이 납니다

10대의 구령은 누군가에 의해 조금씩 빨라지곤 했었습니다

노래를 다 불러도 박자가 남곤 했던 노래방 기억나나요

우리는 그새 많이 멀어졌나요

아저씨라 놀리던 놈들은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나는 여름 내내 학생 소리를 들었습니다

주저하는 걸음은 못난 걸음인가요

체크 포인트를 못 지나면 끝나는 게임인가요

내 주머니엔 오백원 동전이 더는 없는데

주저하는 걸음은 못난 걸음이라면

당신은 참말로 잘 걸어가십니다

겁이 나는 것은 이것이 바로 나의 삶 하나 라서

겁이 나는 것은 이것이 바로 나의 이름 하나라서

학생 소리는 더 못 듣게 배는 부풀러만 갑니다

신경쓰이는 모순된 모양입니다

성큼 뛰고나면 별로 달라진 것 없을 걸음입니다만

끝날 때에야 신중해지는 한발인 거구요

못 쏘는 발 한발은 나의

나의 존재입니다

뭐라 말아요 아저씨

나는 내 사랑 품에서 애기

세상을 다 꿈꾸는듯 망설이는 애기

애기라서 그러합니다

밤에만 중얼대는 나는 어쩌면

아침에서 무한히 멀어진 꿈 속에서

당신들의 비를 몇 번씩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비 소리가 들립니다

날 두고 여름을 머금고 흘러갑니다

나는 오랜 만에 셔츠를 입고 누워 등이 배깁니다


W 상석.

P Phoebe D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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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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